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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3. 2021

꽃을 파는 여자

안녕하십니까! 꽃을 팔고 있습니다.

나는 매일 신촌 회사로 바로 출근하지 않는다. 격일로 하루는 방배 하루는 이대의 점포를 돌아보고 출근한다. 점포를 돌아본다는 것은, 쓰레기 분리수거하고 청소하고, 냄새가 나면 공기청정기 확인하고, 와이파이가 안 되면 체크하고 그런 일이다.


방배 지점을 돌아보기를 마치고 회사로 가기 위해 방배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단발머리 젊은 여자가 꽃을 잔뜩 들고 길을 걸으며 꽃을 팔고 있었다. '꽃 사세요. 꽃' 이런 멘트로 꽃을 팔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 꽃을 팔고 있습니다."


이런 느낌의 멘트가 아니라, 워낙 인상 깊은 멘트라 워딩 그대로 메모해 었다.


길거리에 가판대를 놓거나 바닥에 놓고 파는 것도 아니었다. 한 손에 꽃을 잔뜩 들고 있었다. 꽃송이라기보다 꽃다발이라기보다 마치 작은 화분들을 들고 있는 듯한 이미지로 기억된다. 화분들을 한 손에 들고 판다는 게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억 속에 남은 희미한 이미지로는 그렇다.


단발머리 보이쉬한 목소리의 여자가 일반적인 꽃장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꽃을 파는 사연이 있나 궁금하다. 물론, 답을 알 수 없는 궁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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