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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r 16. 2022

우리 가족도 코로나에 걸렸다


3월 9일 수요일 대통령 선거 날이었다. 목이 아프고, 팔다리가 쑤셨다. 편의점에서 코로나 검사 키트를 사서 코를 쑤셔보았는데 한 줄만 나왔다. 몸이 좋지 않았지만,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다. 다른 직원이 휴가를 써서, 회사에서 내가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목요일 일 하는데, 팔다리가 쑤시고 아팠다. 그래서 금요일 연차를 내고 집에서 쉬었다.


토요일, 목이 더 아프고, 목소리가 맛이 가서, 심상치 않구나 싶어서, 다시 코로나 검사 키트를 사서 코를 쑤셨다. 두 줄이 나왔다. 아내 에미마도 두 줄이 나왔다. 아내와 나는 일요일 오전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고, 월요일 오전에 확진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께서 집에 잠시 와 계시던 차였다. 동생 두 아들 중 둘째를 우리 집에 데려와, 요한이와 함께 한 주 이상 돌보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토요일 밤 아들 요한이를 데리고 동생 집에 가셨다. 동생 부부와 아들들 일가족이 먼저 코로나를 앓고 면역이 생긴 후라, 혹시 요한이가 코로나가 걸렸더라도 코로나가 그 집으로 옮길 없었다. 토요일 밤 요한이가 동생 집에 갔다가, 월요일 아침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 요한이도 코로나에 걸렸기 때문에, 우리가 돌보기로 했다.


어머니께서는 아들 요한이를 집에 내려놓으시고, 약과 먹을 것을 사다주시고, 논산 시골집으로 내려가셨다. 어머니도 결국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셔서, 시골집에서 아버지와 다른 방에서 격리하고 계신다.


일주일 휴가를 내고, 나는 아내와 아들과 집에서 앓고 있다. 처음 며칠은 다리가 쑤시고 아팠고, 몸이 춥고 떨렸고, 밤새 잤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기침을 끊임없이 하였다. 아내 에미마는 열이 나고, 온몸이 아프고, 미각을 잃었다. 아들 요한이는 열이 오르내리고, 힘이 없고, 하루에 설사를 다섯 번씩 했다. 열이 38도 39도로 오르는 것만 문제가 아니라, 35도로 내려가니 부모로서 누구에게 물어볼 수 없는 새벽에 처음 경험하니 당황스러웠다. 인터넷 검색을 하여 따뜻하게 입히고, 엄마인 에미마의 본능으로 아기를 꼭 껴안고 잤다.


코로나가 우리 가족에게도 찾아왔다. 나도, 아내도, 아들 요한이도, 코로나로 가장 아프던 시간은 이제 지나간 것 같다. 아직, 아내 에미마는 미각을 잃어 여전히 맛을 느끼지 못하며, 아들 요한이는 설사를 하고, 나는 기침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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