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집에 늦게 들어와서 미처 브런치 매거진 최다함 다이어리의 그날의 분량을 쓰지 못했습니다. 밀린 일기를 다음 날 썼던 옛 추억처럼,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 쓸까 하다가 오늘은 오늘의 이야기를 쓰느라 바쁘기 때문에 오늘의 다이어리 서두에서 어제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어제는 아내와 용산역에서 ITX를 타고 춘천역으로 향했습니다. 대학교 친구가 닭갈비 사주겠다고 한 번 만나자고 하여, 아내 에미마와 여행 삼아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우리가 간 닭갈비 전문점은 학생 때 다니던 닭갈비 집은 아니고, 직장인들이 주로 다니는 닭갈비 집이라고 친구가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닭갈비 집과 직장인들이 자주 다니는 닭갈비 집이 다르나 봅니다. 아마도 유동인구가 주로 학생들인 닭갈비 골목과, 유동인구가 주로 직장인들인 닭갈비 골목이 달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분석입니다.
어제 나와 아내와 친구 우리는 비와별 닭갈비 집에 갔습니다. 원래 이 닭갈비 집의 이름은 우성닭갈비라고 춘천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닭갈비라서, 제가 학교에 다닐 때 주로 다니던 닭갈비는 아니지만, 이름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닭갈비 집입니다. 지금은 우성이라는 이름을 순우리말로 비와별로 풀어서 쓴다고 하는데요. 원래 가족이 경영하는 잘 나가는 닭갈비 집인데, 잘 나가는 동업 회사나 가족 회사가 흔히 분쟁으로 갈라서듯이, 분란으로 쪼개져 한쪽이 비와별로 새롭게 브랜딩을 했다는 풍문을 듣기도 했는데, 맞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들은 풍문이나, 인터넷으로 검색한 정보에서는 교차 검증되지 않은 정보라 잘 모르겠습니다. 뭐 닭갈비 손님 입장에서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겠습니까? 닭갈비만 맛있으면 되지요.
ⓒ 최다함 - 춘천 소양강 댐에서
제가 아직까지는 경제력이 없고, 친구가 고등학교 학교 선생님이라서, 만나면 밥 먹고 차 사는 것은 제가 한다고 해도 못하게 합니다. 대신에 이번에는 친구에게 주소를 보내 달라고 하여, 우리 농장에서 딴 왕대추 가운데 가장 좋은 특등 상품만 선별하여 1 상자를 우체국 택배로 배송해 주었습니다.학교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돌려 맛을 본 친구는 처음 먹어 본 맛이라고 너무 맛있었다고 평가해 주었습니다. 왕대추는 약재로 주로 쓰이는 일반 대추와는 맛이 차원이 달라서, 과일처럼 맛이 있어서 생과로 먹기에 좋습니다. 스크래치가 있다거나 하여 상품성이 없으나 맛과 영양은 다르지 않은 B급 왕대추는 일일이 자르고 말려서 건대추를 만들어서, 올해는 아직까지 판매하지는 않고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원래 계획은 점심 먹고 커피는 우리가 살려고 했는데, 우리 나이가 한참 일할 때이라서 그런지, 며칠 전에 친구와 스케줄을 잡을 때는 없었던 일이 생겼나 봅니다. 처음에는 12에 춘천역에서 보기로 했는데, 친구의 일정 변경으로 11시 10분경 춘천역에서 만나 이른 시간에 닭갈비를 먹었습니다. 지난번에 결혼 전 친구를 만나러 춘천에 왔을 때는, 친구가 닭갈비를 사 주고 구봉산 카페에 차로 데리고 가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보며 아메리카노 한 잔씩 하고 내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커피 마실 시간은 없는 듯했지만, 식사 후 차로 우리를 데리고 소양강 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저는 예전에도 소양강 댐에 가 본 적이 있었지만, 어떤 풍경은 올 때마다 새롭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아내는 소양강 댐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며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저는 행복해하는 아내 에미마의 모습을 보며 더더욱 행복해졌습니다.
친구에게 춘천 시내에 내려 달라고 하여 춘천 명동을 향하여 가고 있는데, 뱃속이 꾸룩꾸룩하였습니다. 잘못하다가 친구 차에서 대형사고를 치기 바로 직전까지 왔습니다. 친구에게 길에서 내려 달라고 했지만, 아무데서나 내려 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목적지에서 무사히 내려 화장실이 있는 지하상가로 뛰어내려 갔습니다. 친구의 차에서는 실수하지 않았지만, 저는 지하상가 화장실로 가는 길에서 대형사고를 치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고가 터지지 않아 무사히 일을 보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 최다함 - 춘천 소양강에서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그동안 써 놓았던 브런치 글 두어 개를 수정하였습니다. 여러 개의 글을 서로 다른 시점에 쓰다 보니, 중복되는 부분도 있고, 사건과 사건이 일관서 없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고, 불필요한 표현들도 있어 대폭 수정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문체를 바꾸었습니다. 반말에서 존댓말로 바꾸었습니다. 문어체는 반말이 정석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의 존댓말로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아직 모든 글의 문제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매일 하나 두 개씩 수정해 나아가는 것이지요.
더불어 새로운 글을 하나 썼습니다. 다 쓰고 보니 지나치게 솔직했나, 아니면 감정이 지나치게 과잉되었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번 글은 평소 글들에 비해서 길어서 다 읽는데 시간이 걸려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처음 글을 올리고 한동안 공감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공감 하트 몇 개가 떴지만, 기존 글들에 비해 공감이 되지 않은 글이지는 않았는지 반성을 해 보았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혼을 다해 쓴 글이지만, 바로 브런치 독자들에게 공감으로 이어지는 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소 오버되고 고양된 표현이 있었지는 않았나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물론 공감 하트가 적다고 나쁜 글도 아니고, 공감의 개수도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구독자의 반응을 살피면서 다시 예전 반말 문체로 돌아가야 하나도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만,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겠습니까? 그게 본질이 아니고 핵심이 아닌데 말이지요. 각각의 문체에 장단점이 있는데 말이지요. 일단 오늘 옛 글 두 개를 수정하고, 하나의 신규 글을 쓰면서, 세 개의 글을 새로운 스타일로 일관 되게 썼는데, 이것을 다시 과거로 돌리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10명의 반드시 들어가야겠다는 신념으로 브런치에 책을 쓰고 있는데, 브런치와 참여 출판사에서 저와 제 책에서 원석으로의 가능성을 보았으나, 그 문체에 대한 더 좋은 출판사의 대안이 있다면 회사와 에디터가 수정을 해 주겠지요.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쪽으로든 일관되이 써 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