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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15. 2022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신을


팀라이트 '월간 인사이트 나이트' 오픈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사시는 팀라이트 스티브 작가님께서 스페인의 어머니 말을 맞아, 어머니날과 관련된 그림과 문장 이미지를 올리시고, 그림 속 이미지를 스티브 작가님께서 직접 읽으신 오디오 파일을 올려 주셨다. 스티브 작가님의 목소리를 듣고 나니, 나도 나의 목소리를 올리고 싶어, 통기타와 폰을 가지고 방문을 닫고 과거에 작사 작곡했던 노래 한 곡을 올렸다.


과거에 작사 작곡한 노래를 녹음해 올렸더니, 싱어송라이터라고 추켜올려 주셨다. 내가 프로 작곡가가 될 생각은 없으나, 평생 내가 노래를 만들고 연주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은 생각은 있다. 유튜브에 노래를 만들어 올리는 것 말이다. 오픈 채팅창에 옛날 작사 작곡한 노래를 올리고 과분한 칭찬을 받은 후에,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가상악기를 찍어서 녹음할 수 있는 무료 툴들을 알아보았다. 배우면 드럼 베이스 기타 신디 찍어서 녹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그럴 열정은 남아있지 않다. 지금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통기타 코드 잡고 노래해서 영상으로 만드는 정도만 하기로 했다. 지금 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장비를 이용해서 소리를 직접 디지털로 변환하지는 않는다.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폰으로 녹음 또는 녹화를 한다. 어렵다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할 삶의 여유 자체가 없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위 노래도 2015년에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 오늘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가 낮잠을 잘 때, 작은 방에 통기타와 폰을 들어가 문을 닫고 녹음을 하고 가사 이미지를 만들어 영상으로도 만들어 보았다.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신을
사랑하게 됐어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신을
사랑해도 되나요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 사랑의 여신


당시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도 했고, 나에게 여신으로 생각되었던 여신도 있었지만, 사실 이 노래를 나의 당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노래는 아니었다. 또 그 여자들을 생각하면서 지은 노래도 아니었다. 악상은 당시 동유럽 지중해 15박 16일 여행을 하면서 그리스에 있을 때 떠 올랐다. 그리스 아테네 신전이었던 것 같다. 그리스에 신전의 신상을 보며 이 노래의 악상이 떠 올랐다. 당시 여행은 개인 배낭여행이 아니라, 명상센터에서 간 명상치유 여행이었고, 그룹이 함께 간 일종의 패키지여행이었다. 조별 개인별로 장기자랑 발표도 있었는데, 마지막 밤에 내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공연하기 위해 즉석으로 만든 노래였다. 그때와 발표했던 버전과 다른 게 있다면, 가사는 같은데 코드와 멜로디가 완전히 다르다.


그 여행에 함께 가지는 않았는데, 그 명상치유 여행을 주최한 명상센터의 여직원을 내가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사연을 알고 있던 여행 스태프들이 내가 누군가를 생각하며 지은 노래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내가 그 여직원을 향한 마음으로 이 노래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여직원이 나에게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신도 아니었다.



내 청춘에 사랑했었던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신이 있었더라면 여배우 한효주였다. 한효주가 내 이상형에 가장 가까웠던 것이 아니라, 어느 날 TV를 보니 내 이상형이 저 여신이나 싶었는데 그녀의 이름이 한효주였다. 그때가 한효주가 <봄의 왈츠>에 주인공으로 출연했을 때이니 2006년이었다. <봄의 왈츠>는 <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와 함께 윤석호 PD의 사계절 시리즈 중 하나인데, 국내에서는 시청률이 완전히 폭망한 망작이었는데, 해외에 드라마 판권을 선판매하여 윤석호 PD 사계절 시리즈 가운데 돈은 가장 많이 번 아이러니한 작품이었다.


나의 여신이라면 아프로디테도 명상센터 여직원도 아니고 여배우 한효주였는데, 저 노래를 한효주를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도 아니다. 동유럽 지중해 여행 가운데 장기자랑을 해야 할 일이 생겼고, 여행 중 그리스 신전에서 떠오른 악상으로 만든 노래이다.


물론 나의 사랑과 경험들이, 노래를 위해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위해 가사를 만드는데, 바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팀라이트는 스테르담 작가님을 중심으로 브런치 작가 모임이다. 팀라이트에서 한 달에 한 번 <인사이트 나이트>라고 줌 강연을 한다. 기회가 닿아 스테르담 작가님의 줌 강연을 듣게 되고, <인사이트 나이트> 줌 강연을 한 번 듣게 되면서, 거의 매달 <인사이트 나이트> 강연을 듣고 있다. 얼마 전부터 <인사이트 나이트>에서 오픈 채팅방을 해서 거기도 참여하고 있다. 글쓰기 고민을 나누고, 내가 쓴 글을 자랑하고, 요즘 읽는 글을 추천하고, 글쓰기 정보를 교환하는 그런 오픈 채팅방이다.



이곡이 지난번에 <월간 인사이트 나이트> 오픈 채팅방에 올리기 위해 처음으로 녹음해서 올린 자작곡이다. 노래는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노래가 있고, 노래를 만들기 위한 노래가 있다. 이 노래 또한 노래를 만들기 위해 만든, 발표하기 위해 만든 노래이기는 하지만, 대상이 있는 사연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이 노래에 대한 사연은 나중에 다른 글로 따로 올리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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