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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y 17. 2022

나의 마음에 어느 고을엔


이 노래는 내가 처음 만든 노래다. 처음부터 노래는 아니었다. 처음 시로 지어 노래를 붙였다. 처음 만들었을 때가 2000년 가을이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 이후에도 여러 자작곡을 만들고 가사도 지었지만, 시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다면, 이 노래 가사 딱 하나다. 이미 내 브런치 글에서 여러 차례 소개했던지라, 내 브런치의 오랜 구독자님들은 이미 수차례 접하셨을 것이다.


내가 시와 노래를 지어야지 하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은 시와 노래는 아니다. 내 안에 하나의 시와 노래가 고였고, 나는 단지 길러 올렸을 분이다.


2000년 가을 이 시와 노래가 나를 찾아온 이후, 가는 곳마다 이 시를 읊고 불렀다. 가족 모임에서도 부르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불러주고, 대학 때 교양 글쓰기 클래스 안의 작은 백일장에도 내고, 시 창작 수업 때도 발표했다. 어디에 가서 장기자랑을 해야 할 때면 이 시를 읊고 이 노래를 불렀다. 내가 만든 창작물 중 가장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같은 작품이다.


이 시와 노래의 첫 버전과 지금 버전은 같지는 않다. 코드 멜로디 기본적인 가사 틀은 같으나, 가사의 디테일이 세월과 함께 다듬어져 왔다. 나는 더 이상 손댈 이유도 의지도 없는 완성 버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변화가 있을지는 시간이 흘러봐야 안다.


2000년 봄 조울증에 걸리고, 그해 가을 나를 찾아온 시인데, 더 이상 변화가 없이 완성 버전이 되어 확정이 된 것은 아내 에미마를 만나고 나서이다. 오래 고민하고 지은 시와 노래는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일필휘지로 내려쓰듯 단숨에 나를 찾아온 시와 노래이지만, 시어 하나하나를 다듬어 최종 버전에 이르기까지 근 20년이 걸린, 그런 작품이기도 하다.


위 유튜브 녹화영상은 2020년 2월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쓰시는 고도원 작가님께서 충주에서 운영하시는 명상치유센터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열린 <자서전 쓰기 워크숍> 마지막 날 발표한 장면이다.


나에게는 인생시 인생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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