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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n 22. 2022

온라인 강의를 틀어놓고, 브런치에 글 쓴다

과거는 백수였고, 현재는 회사원이고, 미래는 작가가 될 것이다


내가 쓴 문장은 아니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문장인데, 누가 처음 쓴 문장인지는 모른다


10차시 5시간의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회사에서 참가하는 지원사업 조건이 관련 필수 온라인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이다. 내 일은 지원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다. 내일 오전부터 접수를 시작하여 예산이 소진되면 모집이 끝난다. 그런 이유로 오늘 온라인 강의를 다 들어 놓아야 한다. 대부분의 온라인 강의가 그렇듯, 정해진 분량 동안 동영상이 틀어놓아 졌는지 체크가 되는 것이지, 온라인 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가 체크되는 것은 아니다. 잘 들으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나,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나뿐 아니라 이런 류의 강의를 듣는 대부분의 수강자도 그러할 것이다.


강의 내용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나, 회사 일과 중에는 회사 일을 하느라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퇴근 후에는 개인 시간을 회사 일로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강의에 집중하지 못한다.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강의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한다. 회사에서는 강의를 틀어놓고 일을 하고, 퇴근길 전철이나 집에서는 강의를 틀어놓고 브런치 글을 쓴다. 흘려듣다가 관심 있는 내용이 들리면 귀 기울여 본다. 그렇게라도 듣는 것이 도움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일로 자아실현을 하고 개인과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마음이 내 안에 없다. 물론, 회사에서 시키는 일은 다 한다. 회사 일에 열정이 없을 따름이지, 열정이 없다는 것이 나에게 맡겨진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시키지 않는 일을 회사와 나 개인의 동반성장을 위해 만들어하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회사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군말 없이 다 한다. 회사에 입사했을 때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최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지금은 딱 회사에서 요구하는 부분만 한다.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바를 다 하는 전제 아래, 최소한의 능력을 보여주려 한다.


당장이라도 회사를 떠나 전업작가로 살고 싶지만, 전업작가로서 살 수 있을 때까지는 회사를 다녀야 하고, 그날이 오지 않으면 평생 여기 회사를 다녀야 하고, 이 회사에서 평생 있을 수 있다. 내가 일할 수 있는 이상, 정년이 지나도 일할 수 있는 회사이다. 동생 회사이니 그렇다.


다만, 나는 내 위에 누가 있는 것도 싫고, 내 아래 누가 있는 것도 싫다. 누구에게 고용되는 것도 싫고, 누구를 고용하는 것도 싫다. 언젠가 그렇게 돈 벌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집이나 카페에서,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 다니면서, 전업작가로 살 것이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그날이 오지 않는다면, 지금 회사에 쭈욱 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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