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이나 '프로그래밍 3대 원칙'이야기를 하려고,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히말라야 정상을 오르는방법'에 대한 이야기의 밑밥을 깔기 위해'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에 대한 썰을 풀어보았는데, 썰을 풀고 보니 코끼리와 히말라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히말라야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1) 히말라야에 가야 한다. 도봉산에 가도, 남산에 가도, 지리산에 가도, 설악산에 가도, 한라산에 가도, 백두산에 가도, 약수터와 산책로가 있는 동네 뒷산에 가도, 아니 아니 아니 된다.
산을 오르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어느 산을 올라도 상관이 없다. 건강 관리를 위한 목적이라면 차라리 매일 새벽 동네 뒷산에 오르는 게 낫다. 히말라야에 잘못 올랐다, 오히려 건강을 영구적으로 놓치거나, 인생 종 칠 수 있다.
그러나 등산의 목적이 아무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 산 중의 산 히말라야에서도 그 중심이라면 히말라야 정상에 올라야 한다.
2) 히말라야 정상이 오를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한다. 도봉산이나 남산이나 동네 뒷산이나 지리산이나 설악산이나 한라산에 오르는 것보다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는 것이 당연히 더 어려울 것이다. 히말라야가 소수에게만 정상을 허락한 것이라기보다, 끝까지 간 사람이 히말라야 정상에 오른 것일지도 모른다.
3) 히말라야 정상에 올라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히말라야 정상에 갈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히말라야 정상을 사진 속에서 보면 되지 직접 갈 필요는 없다. 내 안에 히말라야 정상을 밟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이유란 것은 객관적일 필요는 없고 지극히 주관적이어도 좋다.
나는 히말라야는커녕 설악산 지리산 도봉산 등산도 싫다. 개인적으로 설악산이나 지리산에 케이블카나 산악열차 설치하는 것 찬성이다. 유럽여행 갔을 때 오스트리아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알프스 봉오리에 올라가 정상의 카페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고 내려왔는데. 설악산 지리산도 탈 것을 타고 올라가 100미터 걸어 올라가 차 마시고 탈 것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 딱 내 취향이다.
나에게는 히말라야도 도봉산도 설악산도 아닌 동네 뒷산이면 충분하다.
이 글에서 말한 히말라야는 아내 에미마의 나라 네팔의 히말라야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징 메타포로서의 히말라야와 그 정상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