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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16. 2022

사랑꾼 사랑에세이 작가 되다

그때는 사랑을 했고, 이제는 사랑 이야기를 쓴다


나의 첫 책을 쓰고 있다. 나의 플랜은 8월 말에 일정이 공지될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사랑 때문에, 조울증>이다. 부제목은 <사랑 때문에 조울증에 걸렸고, 사랑 때문에 조울증을 극복했다>이다.


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상사병은 군대에서 조울증이 되었다. 사랑의 끝에서 아내 에미마를 만났고, 아들 요한이의 아빠가 되었고, 조울증을 극복했다.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과 휴일에는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랑 놀고, 틈틈이 그리고 매일 글을 쓴다. 집 또는 카페에서,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고, 온오프라인 강연 다니는, 작가를 꿈꾼다. 이런 내용의 에세이다.


이 책의 처음 제목은 『︎다함 스토리』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써 왔다. 노트에 조잡한 메모 형태로 기록하기 시작한 나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글로 쓰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여름 <다함스토리>라는 이름의 블로그였다. 글쓰기에서 책 쓰기로 넘어가게 된 시점이 2020년 10월 브런치다. 도전 10개월 만에 12번 떨어지고 13번째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였다.

    

다함스토리라는 이름의 브런치북으로 2020년 2021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브런치가 밀리의 서재와 윌라와 각각 콜라보한 '전자책 ·︎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CLASS101과 콜라보한 <AI 클래스 프로젝트>에도 응모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에 브런치 프로젝트 중 내가 참여 가능한 모든 프로젝트에 같은 내용의 브런치북 『︎다함스토리』︎를 응모했다. 같은 제목의 같은 내용의 브런치북이었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가며 매 번 크고 작게 다른 버전의 브런치북이었다.


『︎다함스토리』︎에서 『︎사랑 때문에, 조울증』으로 제목을 바꾸게 된 동기는, 책 제목 『︎다함스토리』︎가 너무 모호하고 뻔해서 읽어보고 싶은 기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 싶었다. 작가 이름이 최다함이니 뻔하고 뻔한 자서전이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공모전 당선이 목적인데, 심사를 하는 눈에 들어 각 출판사 에디터의 최종 심사작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책 제목 『︎사랑 때문에, 조울증』︎은  어차피 가제이다. 당선된 이후 출판 과정에서 출판사가 최종적으로 정한다.




나는 사랑꾼이었다. 예수님께서 인류를 사랑하신 그 사랑처럼 나는 소녀를 사랑하고 싶었다.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의 까치가 자신이 파멸하기까지 엄지를 사랑한 그 사랑처럼 나는 소녀를 사랑하고 싶었다. 다만, 내가 예수님도 까치도 아니었을 뿐이었다. 다만, 소녀도 엄지가 아니었을 뿐이었다.


사랑 때문에 군대 때문에 조울증에 걸리게 되었지만, 나의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랑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도,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사랑을 했다. 물론, 유감스럽게도 혼자만의 사랑이었을 뿐이다. 나는 내 인생의 사랑을 찾아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했고, 마침내 아내 에미마를 만났다.


20대 30대 때 나를 자타가 백수로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사랑은 사랑꾼이었다. 물론, 유감스럽게도 나 혼자만의 사랑이었을 뿐이다.


사랑해선 안 될게 너무 많아
그래서 더욱 슬퍼지는 것 같아
그중에서 가장 슬픈 건
날 사랑하지 않는 그대

신승훈, <보이지 않는 사랑>




그때 나는 사랑꾼이었다. 아내 에미마를 만나 사랑을 이루었고, 사랑의 열매로 아들 요한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때 나는 사랑꾼이었고, 지금은 아니다. 지금 나는 사랑과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사랑 에세이 작가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대상 또는 특별상으로 선정되어 출판이 될 수 있는 작품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쓸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새로 쓰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썼던 브런치북을 완전히 그 구조부터 뜯어고칠 것이다. 내용과 주제는 같지만, 제목과 구조와 표현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나는 조울증으로 방황하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청춘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를 돌아보니 나는 강렬히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사랑을 했다. 불행히도 혼자만의 사랑이었을 뿐이었다. 유감스럽게도, 나에게만 사랑이었지 상대방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을 뿐이다. 나무를 베어 파는 사람을 나무꾼이라 한다면, 사랑을 하는 사람은 사랑꾼이다. 나는 사랑꾼이었다. 지금은 더 이상 사랑꾼은 아니고, 사랑 에세이를 쓰는 사랑 에세이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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