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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22. 2022

퇴근길, 오늘도 교보문고 들렸다 집으로

아들, 파이팅!


퇴근을 하고 오늘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오늘도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 하나를 샀다. 오늘도 사은품으로 브런치 마우스패드를 받았다. 처음 브런치 마우스패드는 회사에 있고, 오늘의 마우스패드는 내 가방 속에서 내 집으로 가고 있다.


- 오빠, 어디야?

- 어, 오늘 이대 연습실 정리해서, 일 마무리하느라 늦게 끝났어. 지금 신촌에서 출발해.


사실과 거짓이 섞여있다. 회사의 점포를 정리하느라 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늦게 퇴근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게 늦게 끝난 것도 아니었고, 신촌이 아니라 종로에 있었다.


지난번 서점에 갔을 때는, 나 퇴근하고 서점에 왔어했다. 아내는 솔직히 이야기해주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다. 나는 퇴근 후 아주 많이 돌아 돌아 집으로 가지도 않지만,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조금 돌아 집으로 간다. 교보문고에 잠깐 간다던지, 오뎅이 맛있는 곳에서 오뎅을 먹고 간다던지, 그렇게 조금 돌아서 집에 들어간다. 입 쓱 닦고 집으로 돌아가는 나는 공식적으로 회사에서 늦게 끝난 것이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의 변명 중 하나는, 나의 삶의 정직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나와 함께하는 사람을 납득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집에 빨리 갈게.

- 응. 나도 지금 요한이랑 공원에 있어.




오늘 산 오지윤 작가의 『︎작고 기특한 불행』︎을 집으로 향하는 전철에서 읽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BGM으로 듣고 있는 신승훈의 노래 사이로 카톡 알림 소리가 들렸다. 아내였다.


요한이가 공원에서 여자친구 만났다며, 사진 두 장을 보냈다. 11개월이라고 요한이랑 같은 나이라는데, 요한이보다 두 세 주 빨라 보인다. 여자 아기도 우리 요한이가 잘 생겼는지 관심을 보이고, 우리 아기 요한이도 여자 아기를 향해 손을 뻗는다.


아들, 참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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