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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21. 2022

지갑을 찾았다

수원 to 사당 7770 광역버스에서


출근길 7770번 빨간 버스를 타고 사당역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지갑이 없었다. 지갑 안에 카드 신분증보다 문제는 법인카드였다. 누가 주워 법인카드를 쓸까 가 문제는 아니었다. 카드를 분실해도 그런 경우는 거의 없으며, 카드 분실신고를 바로 하면 된다. 문제는 회사 대표님께 법인카드 잊어버렸다고 말씀드리는 것 자체다. 우리 회사 대표님은 내 동생놈이다. 분실이 확실시되면 대표님께 말하고, 분실 신고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찌푸린 얼굴을 보고, 싫은 소리를 듣는 게, 피곤하다.


더더욱이 오늘은 출근시간 30분 이전에 도착해서, 어디 좋은 데서 커피 한 잔 하고 출근할 작정이었다, 젠장!


회사는 신촌인데, 회사에서 무인으로 관리하는 지점 중 하나가 방배에 있다. 그래서 오늘은 방배로 출근해 정리하고 신촌 회사로 가는 날이다. 방배로 가는 날은 버스를 타고 사당역에 가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한 정거장 방배역에서 내린다.


정거장에서 다음 7770번 버스 기사에게 앞차에 지갑 흘렸는데 어떡하냐고 물었다. 무턱대고 반대 편에  라고 했다. 사당역에서 수원 손님을 내린 7770번은 도로 반대 편 버스정류장으로 바로 가 서울 손님을 태우고 수원을 향한다. 내가 그걸 알리가 없으니, 도로 반대 편에 가서 알아보라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반대편 정류장으로 오는 7770번 버스에 올라 내 지갑을 수색했으나 처음 두세 대의 7770번 버스에는 없었다. 저쪽에서 손님을 내린 7770번은 이쪽에서 손님을 태우는 것은 맞는데, 이쪽 버스가 바로 저쪽에 오는 것은 아니고, 그 사이 두세 대의 7770번이 끼어 있나 보다.



- 저기 수원에서 오는 7770번 버스에서 지갑 잃어버렸는데 여기 있나 찾아볼게요.

래퍼가 랩을 하듯 속사포처럼 버스기사에게 버스에 올라타 지갑을 찾아보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 이 지갑이에요?


지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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