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에버랜드에 가자고 했다. 동생 부부와 두 아들, 우리 부부와 요한이, 이렇게 두 가족이 토요일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전에는 동생네와 여행을 갈 때는, 동생네 차로 우리를 픽업해서 목적지를 향했다.
중고차로 쉐보레를 사고 동생 가족과 함께하는 첫 나들이었다. 11시 에버랜드 정문에서 만나, 어둑어둑해지고 에버랜드 정문에서 헤어졌다. 좋다.
아들 요한이와 함께하는 첫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나들이다. 아이들 생기기 전 에버랜드 나들이와 이후 나들이가 다르다. 아이들 중심으로 움직였다. 기구를 타기보다는 동물을 보았다.
먼저 판다를 보러 갔는데, 판다는 나무 위에서 자고, 요한이는 유모차에서 칭얼댄다.
단풍 보러 갔던 남이섬 여행 때는 아직 단풍이 물들지 않았는데, 이번 에버랜드 나들이 때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다.
에버랜드의 고양이가 되어 나른하게 오수를 즐기는 호랑이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다.
귀여운 펭귄들이 무리를 지어 저 멀리 모여 있고, 펭귄 중에도 관종 펭귄이 있는지 한 마리만 무리를 떠나 관중들 앞에서 수중 발레를 한다.
Space Center라는 공간이 있는데, 낡아서 녹슨 폐기되고 버려진 옛 우주센터가 원숭이들의 아파트가 된 컨셉이었다.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 두 마리가 서로의 털을 골라주고 있었다. 귀여운 우리 요한이는 엉덩이가 빨간 원숭이가 신기한가 보다.
요한이는 걷고 싶다. 걷다 보니 공룡이 나타났다.
요한이의 박수는 귀엽고 예쁘다. 손을 머리 위에 올린 요한이의 사랑해요는 사랑스럽다. 요한이의 처음 사랑해요의 시작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뺨과 머리를 때리는 것이었는데, 할머니가 사랑해요로 교정시켜 준 이후로는 사랑해요가 되었다.
처음 보는 누나가 귀엽다고 요한이를 쓰다듬는다. 요한이도 누나들을 좋아한다. 귀여운 요한이가 밖에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동생 가족과 아마존 익스프레스에 줄을 섰다. 줄을 선 대기자 일부가 우비를 입는 것을 보고, 아내 에미마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마침 요한이가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고, 나는 동생 식구와 타고 오라고 하고, 요한이를 데리고 열에서 빠졌다. 나는 아마존 익스프레스 자체가 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최근 핫한 소울리스좌의 아마존 익스프레스에 관심이 갔다. 탈까 말까 고민하다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대기줄을 이탈했다.
우리는 대신 로스트 밸리에 가서 사파리 버스를 타고 동물 구경을 했다.
요한이를 데리고 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구인 회전목마를 탔다. 말 대신 마차를 셋이 같이 탔다.
에버랜드의 밤이다. 저 밑에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온 나는, 밤에 갈 때는 혼자 먼저 내려가 차를 끌고 에버랜드 정문으로 올라가 아내와 아들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하는 여행과 가족이 함께하는 나들이가 다르고, 어린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들이는 또 다르다.
토요일 에버랜드 행 선약을 앞두고, 수요일 요한이가 콧물을 흘려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금방 좋아져 나들이를 무사히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