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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19. 2022

서울 가는 전철에서 불편하다


서울 가는 전철이다. 두 시간씩 두 번 '스마트폰 사진 원포인트' 레슨을 듣는다. 오전에 병원 가서 약 타고,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오프라인 강의를 들으러 간다.


글 쓰는 나는 사진에도 욕심이 있다. DSLR까지는 아니고, 스마트폰 사진에 한정해서 말이다. 아직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사진작가를 업으로 하는 경우도 이미 있다. 그냥 사진작가 말고 스마트폰 사진작가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욕심이 있다. 에세이를 주로 쓰는 글 쓰는 작가가 업이 된 후 말이다.


전철의 같은 칸을 타는 경로석의 승객 하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유튜브로 정치 뉴스를 듣고 있는데, 그 소리가 다 들을 수 있는 크기로 흘러나온다. 자기 딴에는 소리를 줄이고 귀에 바짝 가져다 데고 전화 통화하듯 듣는데, 이어폰을 꽂고 듣는 것도 아니고, 그 소리의 크기가 같은 승객에 귀에도 들린다. 특히 정치 뉴스는 사람마다 성향이 달라서,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같이 듣기 거북하다. 나와 정치 유튜브의 성향이 같더라도 불쾌하기는 마찬가지다.


나의 눈은 가재미가 되어 개념 없는 경로석의 아저씨를 째려본다. 뭐라 할 수는 없고, 목을 빼서 대놓고 째려본다. 누구에게도 잘 들리지 않는 숨소리 정도의 크기로 '아이 씨'를 내뱉는다.


이럴 때는 이 칸에 더 센 사람이 필요하다. '이 양반아. 소리 끄던가. 이어폰으로 들어. 자기 집도 아니고 말이야.' 이렇게 쏘아 줄 더 센 스피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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