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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4. 2020

우리 동네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를 보았다

나도 언제 함 타 보자!

새벽 5시 반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일어나, 6시에 아내 에미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철원 둘째 고모 댁에 김장 담그러 간다. 고모 김장하시는 김에 우리 김장도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아내 에미마가 김장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철원 고모댁으로 김장하러 가는 새벽의 지하철 ⓒ 최다함

철원 고모댁에 가기 위해서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철원 와수리까지 가야 한다. 일단 집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 가기 위해서는, 10분 정도 걸어서 화서역에 가서 전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갈아타 강변역까지 가야 한다.


이른 새벽 화서역으로 가는 길목,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멀지 않은, 어느 횡단보도 앞에 공유 전동 킥보드가 하나 서 있었다.


취업성공 패키지 국비지원 직업훈련으로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의 더조은컴퓨터아카데미 강남캠퍼스로 출판편집디자인을 배우러 다녔다. 4개월 동안 수원 우리 집에서 강남역 학원까지 출퇴근을 하였다. 강남인지라 그런지 몰라도, 매일 하루에도 여러 번씩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았다. 짧은 스커트를 입은 여자들도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같은 디자인과 모델의 전동 킥보드들이 전철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이런 게 공유 킥보드인가 보다 했다.


내가 전국을 다 다녀보지 않고, 보이는 곳만 보아서 그런지 몰라도, 서울에서만 공유 킥보드를 보았다. 내가 다니는 동네가 서울, 수원, 논산 정도밖에 안 되지만 말이다. 아직 사용자가 충분히 많지 않아,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에서만 서비스되나 싶었다. (이 글을 쓰면서 검색을 해 보니 서울 외에도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되는 것 같다.)

우리 아파트 단지 근처 대로 앞에 서 있는 킥보드 ⓒ 최다함

오늘 새벽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멀지 않은 대로의 횡단보도 옆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 한 대를 보았다. 서울 외 지역에서 그것도 우리 동네에서 딱 한 대를 보았을 뿐이다. 수원도 경기도를 대표하는 대도시이지만, 수원역도 인계동도 영통도 아닌 화서역 인근에서 공유 키보드 한 대를 보니 신기하고 반가웠다. 물론 지금 화서역 뜨고 있기는 하다. 화서역으로 강남역에서 바로 들어오는 신분당선 연장이 확정되었고, 화서역 바로 앞 연초제조창 앞에 푸르지오 아파트와 신세계 스타필드가 들어설 예정이기는 하다.

ⓒ EVPASS

나도 한 번은 타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한 번이 두 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세상에 어떤 일이든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킥보드가 버스나 전철을 대신하지는 못할 것이고, 버스와 전철 사이, 버스와 회사 사이, 초단거리를 연결하는 마이크로 교통수단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자들은 코로나로 유동인구의 밀도가 높은 버스와 전철을 피해 공유 킥보드가 그 대안 교통수단으로 떠 오른다고 보기도 하는데, 나는 공유 킥보드가 버스와 전철 등 기존의 대중교통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이라고 본다. 킥보드 타고 버스와 전철로 다니는 중장거리를 다닐 수 없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도보로 걸어 다니기도 애매한, 초단거리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


킥보드, 나도 언제 함 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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