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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19. 2020

아내는 새 안경을 쓰고 피아노를 친다

"할머니처럼 보여. 다시 찍어 줘."

"할머니처럼 보여. 다시 찍어줘."


저녁을 먹고 교회에 와서, 아내는 교회에서 피아노 연습을 한다. 나는 옆에서 베이스 기타 연습을 한다.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다니엘 기도회를 한다. 잠실 오륜교회에서 LIVE로 쏘면, 국내외 참여교회에서 모여서 교회 별로 참여하기도 하고, 집에서 유튜브로 개별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각 교회들에서 모여서 드리는 것도 YouTube를 빔프로젝트로 쏴서 영상을 함께 보는 것이다. 교회 별로 참여하면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교회는 일요일만 각자 집에서 참여하고, 그 외의 날은 교회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은 나와서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집에서 한다. 8시부터 시작하는데, 우리는 저녁 먹고 일찍 교회에 나와 아내가 피아노 연습을 한다.


아내가 한국에 와서 버킷리스트 1호가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었다. 네팔에서도 피아노가 간절히 배우고 싶었던 것 같다. 네팔에서 조금 배우기는 했다는데 거의 초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셋째 고모께서 아시는 어느 교회 사모님이 재능 기부해 주시기로 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레슨 받을 기회가 생겼다. 아내는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이라서 그런지 열심히 배울뿐만 아니라 성장 속도가 빠르다.


안경점에서 새 안경을 찾고, 저녁을 먹고, 교회에 와서 아내는 피아노 연습을 한다. 나는 베이스 기타 연습을 하다가, 아내 피아노 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주었다. 옆모습을 찍어 보여 주었더니, 할머니 같다고 다시 찍으라고 머리를 풀었다. 아내가 네팔에서는 학교에서 발표할 때나 큰일이 있을 때만 안경을 쓰다가 한국에 와서는 안경 없이 살았다. 아내는 안경 쓰는 것을 싫어한다. 내 안경알이 빠지고 깨져서 새로 사러 간 김에 아내 시력검사를 해보았는데 0.3이었다. 갑자기 나빠진 게 아니라, 네팔에서도 안과에서 안경 꼭 쓰고 다니라고 했는데, 안경이 답답해서인지 논문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던지,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안경을 쓰고 다니지 않았다. 나는 안경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아내는 안경 없어도 생활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아내도 이제 나처럼 안경을 써야 한다.


나는 베이스 기타 잠깐 치다가, 폰으로 브런치 글을 쓰고 있고, 아내는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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