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없는 사람이 싫다. 중고등학생 시절까지는 세상과 사람을 좋게 보았다. 지금은 싫은 것은 싫고, 싫은 사람은 싫다. 대체로 가리지 않고 잘 먹으나, 입에 가져다 대지도 않는 특별히 싫은 음식도 생겼고, 자동으로 입으로 들어가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생겼다.
그렇다고 하여 세상을 시니컬하게 보는 것은 아니다. Long long ago, once upon a time, 폰 대신 삐삐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시절, 그때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것이 좋았다. 지금은 호불호가 있다. 대부분은 그냥 그렇고, 특별히 좋은 게 있고, 특별히 싫은 게 있다. 나의 호불호에 항상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유가 있는 호불호도 있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가 있는 호불호도 있고, 이유가 없는 호불호도 있다. 내 마음은 내 것이니, 내가 무엇을 누구를 좋아하고싫어하는데,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스타트업 매니저다. 프로젝트 매니저 쪽은 아니고, 굳이 내가 하는 일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업무지원이다. 이것저것 아무거나 시키는 것은 다 한다.
내가 하는 수많은 업무지원 중 하나가 회사에서 운영하는 돈가스 레스토랑 주방보조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손님이 상식이 없는 손님이다. 우리 식당은 키오스크 주문에 셀프인데, 음식을 픽업하고 반납하는 곳이 같다.
다음 손님 음식 나가려고 식판을 깔았는데, 거기다 다 먹은 식기를 놓는 손님 싫다. 옆에 공간도 있는데 말이다. 나가고 들어오는 곳이 같은 곳에 깨끗한 빈 식판에 다 먹은 식기를 올려놓는 손님 싫다.
그렇다고 내가 항상 상식적인 사람도 아닐 것이다. 상식적으로 살자는 주의지만, 나의 이웃에게 내가 상식적이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내로남불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