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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pr 06. 2023

상식이 없는 사람이 싫다

아들 요한이는 귀엽다. 본문과 아무 상관 없다.


상식이 없는 사람이 싫다. 중고등학생 시절까지는 세상과 사람을 좋게 보았다. 지금은 싫은 것은 싫고, 싫은 사람은 싫다. 대체로 가리지 않고 잘 먹으나, 입에 가져다 대지도 않는 특별히 싫은 음식도 생겼고, 자동으로 입으로 들어가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생겼다.


그렇다고 하여 세상을 시니컬하게 보는 것은 아니다. Long long ago, once upon a time, 폰 대신 삐삐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시절, 그때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것이 좋았다. 지금은 호불호가 있다. 대부분은 그냥 그렇고, 특별히 좋은 게 있고, 특별히 싫은 게 있다. 나의 호불호에 항상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유가 있는 호불호도 있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가 있는 호불호도 있고, 이유가 없는 호불호도 있다. 내 마음은 내 것이니, 내가 무엇을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데,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스타트업 매니저다. 프로젝트 매니저 쪽은 아니고, 굳이 내가 하는 일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업무지원이다. 이것저것 아무거나 시키는 것은 다 한다.


내가 하는 수많은 업무지원 중 하나가 회사에서 운영하는 돈가스 레스토랑 주방보조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손님이 상식이 없는 손님이다. 우리 식당은 키오스크 주문에 셀프인데, 음식을 픽업하고 반납하는 곳이 같다.


다음 손님 음식 나가려고 식판을 깔았는데, 거기다 다 먹은 식기를 놓는 손님 싫다. 옆에 공간도 있는데 말이다. 나가고 들어오는 곳이 같은 곳에 깨끗한 빈 식판에 다 먹은 식기를 올려놓는 손님 싫다.


그렇다고 내가 항상 상식적인 사람도 아닐 것이다. 상식적으로 살자는 주의지만, 나의 이웃에게 내가 상식적이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내로남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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