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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pr 17. 2023

퇴근 후 아들 요한이랑 아내 에미마랑 시간을 보내고

자기 전 오늘의 글쓰기


퇴근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다. 아래층 아주머니께서 나를 따라 타셨다. 스마트폰 브런치 앱으로 오래간만에 글을 쓰는 중이었는데 저장을 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아주 절친한 사이도 아니고, 아주 모르는 사이도 아니다. 인사만 하는 사이보다는 가깝고, 교류하며 지내는 사이보다는 멀다.


- 요한이가 예쁘게 잘 자라는 것 같아요. 멀리서 봐도 빛이 나요.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이니 아파트 같은 라인 주민 중에서 그렇게 먼 사이는 아니다. 같은 교회 식구인 6층 권사님, 말하기를 좋아하셔서 아파트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 윗집 할머니, 그다음 정도 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아들 요한이가 반긴다. 아들 요한이는 어린이집에서도 그렇게 "아빠 아빠" 아빠를 찾는다고. 같이 밥을 먹고, 잠깐 놀다가, 기저귀를 갈아주고 잠옷을 입히고, 불을 끄고 아들 요한이를 재운다.


잘 놀던 요한이는, 불이 꺼지고 엄마가 나가니, 엄마를 찾으며 운다. 목 놓아 웃다. 허리를 꺾고, 머리를 부딪히며 자해를 한다. 이때 어둠 속에서도 요한이 머리가 다치지 않도록 케어를 해 주어야 한다. 화난 아들 요한이에게 다른 방도는 없다. 시간이 약이다. 아들 요한이가 화가 나는 것은, 엄마가 없어서만도, 자기 마음 대로 되지 않아서만은 아닐 것이고, 잘 때가 되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잠으로 들어가는 일상의 과정 중 하나이다.


그 시간이 지나가면 내 팔 베개를 하고 잠에 든다. 내가 팔을 빼려 하면 팔을 못 빼게 달라붙는다. 잠에 깊이 들면 업어가도 모르는데, 잠이 살짝 들었을 때는 내 팔이 빠지려 하면 달라붙는다. 아들 요한이가 완전히 잠에 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나도 잠에 들 때도 많다.


아들 요한이를 재우고 작은 방에 가니 아내 에미마가 한국어 숙제를 하고 있다. 아들 요한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아내 에미마는 일주일에 두 번 한국어를 배우러 다닌다. 내일은 한국어 수업을 듣는 날인가 보다. 한국어 숙제를 하는 아내 에미마 곁에서 잠시 한국어 과외교사가 된다.


퇴근길 쓰던 글은 일단 킵해 두기로. 아직 완성하여 발행하기에 익지 않았다. 자기 전 짧은 시간 쓸 수 있는 오늘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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