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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n 27. 2023

욕심을 버리고, 하나만 제대로


H 재단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응모했었다. 5명을 뽑아 도서제작 전문가를 붙여 전문적이고 완성도가 있는 책을 내주는 프로젝트이다. 상금은 따로 없다. 1인당 300권의 책을 찍는 전 과정에 드는 비용을 재단이 부담한다고. 당선자에게 주는 혜택이 하나 더 있다면, H 재단의 모기업에서 하는 웨딩 뷔페에서 출판기념회를 해준다고.


H 재단의 모기업은 P시의 향토 건설사이다. 모기업 건설사에서 지은 레지던스 빌딩에 모기업이 운영하는 B 도서관이 있고, B 도서관 안에 H 재단이 있다. 모기업 건설사가 운영하는 도서관에서 면접을 보고, 모기업 건설사가 운영하는 웨딩 뷔페에서 출판기념회를 다.


어제 6월 26일 1차 발표가 나는 날이었다. 나는 1차 면접에도 오르지 못했다. 사실, 내가 쓰는 글이 H 재단의 공모전에 맞지도 않았고, H 재단의 공모전 목적에 내가 응모한 책이 맞지도 않았다. 붙으면 어떡하지 걱정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붙지 않았다. 처음부터 인연이 아닌 공모전이었다.


처음부터 인연이 아닌 공모전에 응모를 했던 까닭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출간을 해 보려는 시도 그 자체였다. 이 공모전을 위해서는 사실 응모작과는 다른 글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응모 마감일까지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써 온 책 중 가장 완성도 있는 책을 응모했다.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글과 책을, 나의 스피드 대로, 한 권 한 권 쓰기로 한다. 전업 작가가 되었으니 <일간 최다함>이라는 제목으로 1일 1 글을 이메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것도 접었다. 아들 요한이와 함께 하는 사진이 주 테마인 인스타그램 본 계정 외에 글스타그램을 시작했다가 그것도 접었다. 역시 요한이와 함께 하는 영상이 주 테마인 유튜브 본 채널 외에 시작하려 했던 내 작가 유튜브 채널도 접었다.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각각 하나씩만 하기로 했다. 작가로서 글 쓰는 주 채널은 브런치다. 블로그는 처음에 글 쓰기 시작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접지 못하고 계속 운영하는 것이다. 블로그의 처음 제목은 <다함스토리> 였는데, 지금은 <YOHAN DADDY>로 바꾸었다. 아내 에미마를 만난 후 내 인스타그램의 주인공은 에미마였는데, 아들 요한이가 태어난 이후 내 인스타의 주인공은 요한이다. 인스타에는 사진 중심으로 올리고, 유튜브에는 요한이를 중심으로 영상을 올린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개인 미디어라기보다는, SNS처럼 가볍게 사용할 예정이다. 유튜브도 기획이 들어가는 유튜브가 아니라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 간단하게 편집하여 공유하는 SNS로 쓰려고 한다. 글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글 쓰는 책 쓰는 것이 이제는 일과 직업이 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글을 브런치에 직접 쓰기보다, 스크리브너와 아래한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현존하는 프로그램 중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현존하는 툴 중 작가에게 가장 좋은 툴이 스크리브너이고, 출판사에 투고를 할 때는 아래한글을 써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기보다, 꼭 해야 하는 것은 하면서, 하나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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