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퇴사를 했다. 퇴사는 나의 오래된 꿈에도 소원이었다.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을 하고 싶었다. 글 쓰고, 유튜브 하고, 강연 다니는, 직업으로서의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언제나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그런 날이 과연 오기나 할는지, 알 수 없다.
아내 에미마에게 출퇴근 시간이 왕복 4시간 걸리는 다니던 회사 말고 수원에 집 가까운데 적당한 회사를 찾아 아무 일이나 하겠다고 말했다. 아내는 일단 새 직장을 구하고 회사를 그만 두기를 바랐다. 나도 그러자고 했지만, 이미 나의 한계치를 넘은 상황이었다.
다니던 회사는 나에게 고마운 회사였다. 나와 우리 세 식구에게 경제적으로 노아의 방주가 되어 준 회사였다. 다만, 나에게 맞지 않는 회사였을 뿐이다. 스무 해 가까이 조울증을 앓으며 경력이 단절되었던 내가 돈을 벌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였다.
좋게 퇴사하지는 못했다. 더 이상 다닐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끄고 집에도 가지 않고 다음날 회사에도 가지 않고 하룻밤 외박을 하고 부산 해운대에 갔다. 하룻밤 사이 조증 에피소드의 한 사이클이 왔다 갔고, 그렇게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를 하고, 평생 집 도서관 카페에서 글 쓰는 작가가 되기로 했는데, 집에서 놀고 있다. 회사에 다니기 전에도 나의 꿈은 작가였는데, 회사에서 나를 불렀을 때 입사를 하게 된 것도, 글을 쓰기보다 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업으로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엉덩이로 글을 써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필 feel로 글을 쓴다.
여전히 나의 꿈은 작가이다. 다만, 그곳으로 가는 과정으로서 다른 직업과 직장을 거쳐야 하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 아무 데나 취직하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 국민취업제도와 국민내일배움카드로 내 인생 마지막으로 국비지원 직업훈련을 받으려고 한다. 영상편집을 배워 영상편집자나 영상편집이 가능한 사무직 일자리를 찾아볼 생각이다.
글은 일단 현재로서는 남는 시간에 쓸 생각이다. 물론, 교육받는 기간을 기다리고, 교육을 받고, 구직활동을 하면, 새 직장은 내년 2024년 5월 이후에야 구하게 될 것이다. 그전에 다른 길이 열릴 수도 있다. 기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당선되어 출간을 준비하는 예비작가로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