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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워홀 0화: 중학교 3학년, 떠나기로 결심하다

저는 워킹홀리데이를 가야겠어요

by Choi

1️⃣ 중학교 3학년, 떠나기로 결심하다


내가 처음 ‘워킹홀리데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친구들은 아이돌 이야기에 빠져 있던 시절, 나는 익산의 작은 아파트 방에서 캐나다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꿈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직업도 어쩜 그리 많았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미래를 공상하는 걸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가장 크게 꿈꿨던 것이 바로 워킹홀리데이였다. 워킹홀리데이는 각국의 청년들이 취업 비자로 외국에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세상물정 하나 모르던 중학생 여자애가 도대체 왜 이 키워드에 끌렸는지는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솔직히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시절 내 방 책상 위에는 나름대로 워홀 정보를 긁어모아 정리해 놓은 꼬깃한 메모장과 "영어 공부를 하겠다"며 사 모은 단어장이 쌓여 있었다.


‘18세부터 가능’이라는 글자를 보고는 손가락으로 연도를 세어 가며, 이 꿈이 나에게 실현 가능한 것일지를 계산하곤 했다.


그 꿈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마음 한구석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나는 캐나다로 떠나겠다고 선포했다.


지금, 드디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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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쩌면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 캐나다로 해외실습을 떠나다


나는 ‘작업치료학과’를 졸업한 작업치료사다.

작업치료란 개개인의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는 직업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림을 그릴 때 행복을 느끼고, 그것이 삶의 의미가 된 사람.


그런데, 불운한 사고로 인해 장애를 얻게 된다면?


작업치료사는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통해 그 사람이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이토록 추상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내 전공이 꽤 마음에 들었다.


우리 학과는 3학년 여름방학과 4학년 1학기가 실습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3학년 여름방학 때,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자폐 아동을 위한 자선단체 센터로 한 달간 실습을 다녀왔다


해외 실습이라는 도전은 그 당시의 나에게 너무도 큰 산처럼 느껴졌다.


"내가 넘을 수 있는 산이긴 한 걸까?"

"나는 영어도 못하고, 공부도 잘하는 편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기로 했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다.

"헉, 자기소개서? 내가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시작도 전에 겁을 잔뜩 먹었지만, 막상 해보니 어렵지만 해볼 만했다. 게다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영어 면접을 보고, 캐나다에 대해 공부하고, 해외 논문을 발표하고, 항공권을 알아보고, 많은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도 해보았다.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내가 두려워했던 것만큼 어렵지도 않았다.


그렇게 한 달간의 캐나다 실습을 마쳤고, 나는 ‘어쩌면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짧게 머무르는 걸로는 부족해. 나는 꼭 다시 캐나다에 돌아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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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리고, 이제 나는 떠난다


그렇게 10년 전 중학생 때부터 꿈꿔왔던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정말 떠날 때가 됐다.


그곳에서 나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다.


하지만 나는 안다.

두려운 만큼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걸.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웠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도전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경험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것임을 믿으며 이제 정말로 오랜 꿈을 향해 떠나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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