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추천받은 책이 있다. 바로 강원국의 <강원국의 글쓰기>. 그 안에 담긴 많은 내용만큼이나 묵직한 무게에 아직 절반도 읽지 못했지만, 벌써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또 이렇게 글로도 쓸만한 문장을 찾았다. 바로 '글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는 것.
좋아, 좋아, 좋아
저자는 여기까지 온 건 다 아내 덕분이라며, 실제론 60점짜리인 것 같은 자신(과 자신의 글)을 80점으로 봐주는 아내를 글쓰기의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처음엔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 글을 읽고 바로 남자 친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올리는 글을 모두 읽고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눌러주는 그도, 점수라는 게 나올 수 있나-싶은 나를 100점짜리 작가로 여기는 듯하다. 매번 내 글을 좋다고 해주는데, 문제는 좋다는 말'만' 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니... 그래서 그의 '좋다'는 말이 곧이곧대로 와 닿지 않던 때가 있었다.아직 갈 길이 멀어 나를 더 성장시킬 비평을 받고 싶은데, 그는 그런 스타일이아니었던 것이다.
칭찬, 주기도 하지만 받기도 하는 것
그러던 그가 '좋다' 외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글은 뭔가 전의 글들과는 좀 다른 것 같은데? 이번 글이 안 좋다는 건 아니지만... 전의 글이 더 내 스타일이었어."
아, 막상 그에게서 바라던 말을 들으니 기쁘기보단 가슴이 시렸다. "그렇게 별로야?"라는 반문에 그는 "아니, 그런 건 아닌데..."라며 주저했지만, 역시좋진 않단 뜻이었다.
과연 글이 잘 써지지 않던 시기였고,일단 배출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되는대로 쓴 글이었다.그리고 나의 가장 신실한 독자는 그 차이를 단번에 캐치해낸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그의 '좋다'는 말이 진짜였다는 걸.
그 후론 작가로서의 나를 응원하는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 좋다고 하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고, '내가 좀 잘 썼지?'하고 바로 받아들인다. 나도 좋고 그도 좋은 글이면 됐으니, 조회수가 낮아도 좌절하지 않고 또 쓴다. 다른 이들이 내 글의 진면목을 못 알아본 것이리라.(ㅎㅎ)
과거의 나를 반성하며, 서두에서 던진 강원국의 말에 한 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글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 글을 쓰는 사람이 칭찬을 받아들일 때만.
오늘의 Q. 한없이 부끄러운 내 글을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나요? 감사를 표하고 그대로 받아들여보세요. 칭찬을 먹고 무럭무럭 성장하는 글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글을 쓰다 갑자기 막힌 적이 있나요? '아, 뭔가 이 상황을 딱! 맞게 묘사한 문장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나요? 그렇다면 미리 인용구를 모아 보는 건 어떨까요? 진정한 인용 수집가가 되고 싶다면 다음 주 월요일 아침 8시, 일과삶님의 <구구절절 설명보다 적절한 인용 한 문장>을 읽어보세요. 6명의 작가들이 풀어놓는 글쓰기 이야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바로 <<매일 쓰다 보니 작가>> 매거진에서 구독을 누르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