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최고봉, 집 구하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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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집을 사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참 많았고, 처음 경험하는 일도 잦았다. 하지만 그 모든 우여곡절이 비할 바가 안 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일어났다. 바로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엔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집을 사면서 생각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월세나 전세로 사는 것보다 매매를 하는 게 나은가? 가 있겠다. 백 프로 갖고 있는 돈만으로 집을 살 수 있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물론 이 때도 이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을 것인가의 고민은 있을 수 있다), 보통은 일부라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니 그 대출 이자와 월세를 비교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무리해서 매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우리도 그랬다.) 그렇게 일단 매매를 하기로 했다면,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건 뭘까? 바로 매도다. 엥? 사기도 전에 뭔 팔 생각이냐고? 내 돈 주고 사는 거지만 집을 살 때 취득세를 내듯, 집을 팔 때도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종합부동산세, 일명 종부세는 집 값 자체에 더해 여러 다른 요인들에 의해 정해진다. 그 집을 얼마 동안 보유하고 있는지, 갖고 있는 다른 집은 없는지, 그리고
집 값이 9억을 넘는지...
일단 갖고 있는 다른 집이 없었고, 오랫동안 그 집에서 살 생각이라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2년 동안 보유를 해 종부세가 면제될 즈음이면, 아파트 가격이 올라 9억이 넘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집 가격이 9억을 넘으면, 2년이라는 보유기간을 충족해도 9억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했다. 대책이 필요했다.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알아보다 공동명의로 집을 사게 되면 집 한 채의 지분을 반반씩 갖게 돼, 각각 6억씩 총 12억까지 종부세를 면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우린 결혼을, 아니 정확히는 혼인신고를 하게 됐다.
공동명의가 왜 혼인신고로 이어지느냐고 묻는다면, 좀 더 자세한 얘길 해야겠다. 우린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했고, 공동명의의 집을 사면서 그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해선 명의자 두 명이 부부인 상태여야 했다. 한 명이 혼자 대출을 받아 집을 산 후 나중에 공동명의로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집을 취득한 후 명의를 바꿀 땐 부부간이라 해도 증여 명목의 세금을 내야 하니 빨리 손을 써야 했다.
결국 신혼집을 구하려다 양가 허락도 없이 혼인신고부터 하게 됐고, 그마저도 시간이 없어 남자 친구 혼자 회사 근처 구청에서 후다닥 처리해버렸다. 그렇게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유부가 됐고, 가장 친한 친구에게 '너 결혼 안 한다며~ 역시 안 한다는 애들이 제일 먼저 간다니까!'라는 귀여운 핀잔도 듣게 되었다.
당시 가장 먼저 결혼'식'을 하게 된 친구의 예식이 10월이었는데, 부케를 받기로 한 내가 9월에 혼인신고를 해 버린 것이다. 법적으론 이미 누군가의 배우자였지만 아직 식을 올린 건 아니니 괜찮다며 친구는 예정대로 내게 부케를 던졌고,
난 다행히 결혼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케를 받았다.
집을 사는 것만큼, 아니 실은 그보다 더 신중해야 할 큰 결정이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눈 깜짝할 새에 부부가 되었다. 주변에선 '너무 이른 거 아니냐', '요즘은 오히려 식만 올리고 신고는 안 하고 산다던데...'라며 한 마디씩 거들었지만, 괜찮다. 이미 마음을 결정했다면, 빨리할수록 좋은 게 결혼이라니까.
... 아닌가?ㅎㅎ
*. 표지 사진 : Photo by Joseph Cha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