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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Jul 07. 2023

행운과 행복

네 잎클로버와 세 잎클로버

 각종 SNS에 돌아다니는 '네 잎클로버는 행운, 세 잎클로버는 행복'에 관한 글을 본 적 있을 것이다. 행운을 찾기 위해서 행복을 짓밟는다는 주제로 여러 짤과 만화, 글들이 만들어졌다. 이는 단순히 특별함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을 아껴달라는 말처럼 들려서 나쁘지 않은 뜻이라 생각했다. 한데 얼마 전 우연히 거리에 난 세 잎클로버를 친구들과 함께 보면서 네 잎클로버는 없을까?-하며 이 얘기를 꺼냈다. 이 글을 보다 단순히 본다면 행운보다는 행복을 소중히 해야지-정도로 해석되는 것이 아쉽다. 


 나는 만약 행운과 행복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행운을 택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삶에서 많은 행복을 포기하고 고난과 역경을 통해서 성장하고 자본을 모은다. 행복을 느끼는 일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은 대부분은 본인이 일을 할 때 행복함보단 피곤함과 친해진다. 그럼에도 우리가 행복을 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의 행복을 버린 체 미래를 위한 틀을 쌓는 것인가? 현실은 행복하면 생존하기 조차 어려운 법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삶에 직면하지 않아도 될 행운이다. 직장인이 열심히 모으는 돈 중에서 만원, 이만 원 떼어내서 로또를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돈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행운을 바라는 것 아닌가. 현 사회에서는 행운을 위해 행복을 짓밟지 말란 말 따위는 모순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행복을 챙기지 못하는 이들에게 행복하라니. 소확행이랑 똑같은 뜻이 아닌가. 그렇게 각광받았던 'YOLO'는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현대인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 욜로는 결국 카푸어 같은 현상을 만들어냈고 더욱더 포기할게 많아지는 N포세대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재화와 시간은 일정한데 이 속에서 행복을 추구한다면 자연스레 줄어들기 마련이다. 일전에 '돈'에 대한 얘기를 적을 때도 내포한 뜻이다. 결국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행복마저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뜻은 단순히 돈 있으면 행복을 사면 되지가 아니라, 돈이 없이는 행복을 누릴 수 없다에 가깝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시간으로 계산하는가? 돈으로 계산한다. 어디에 놀러 가자는 얘기를 들으면 그 시간동안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 들어가는 돈을 계산한다. 돈이 되면 가는 것이고 부족하다면 못 가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주변의 행복을 챙겨보겠다며 치킨이나 한 마리 시켜 먹는 것이 과연 진정한 행복인가? 이들은 그런 행복보다는 주변인이 여행비를 보태주는 행운을 더욱 바라는 것이다. 점점 단순히 행운에 기대는 멍청이를 말하는 듯 하지만 이는 행복보다는 행운이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간단한 예시일 뿐이다. 우리가 네 잎클로버를 크게 특별히 생각지 않고 세 잎클로버도 예쁘게 봐야 하는 것은 일상을 소중히 할 줄 알아야 한단 뜻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보다 강한 재미, 깊은 울림, 보다 자극적이고 강렬함을 원한다. 이런 과정에서 놓치는 사소한 것들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단 것. 산을 오르며 눈앞의 돌을 오르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주변의 풍경과 피어난 꽃, 높이 솟은 나무를 보며 즐기라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조차 현대인들에게는 눈앞의 돌이 너무 커 차마 다른 것이 보일 지경이 아닌 것이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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