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

사랑의 흔적

by 정다훈

끈이 있는 후드티나 외투를 입으면 꼭 리본으로 묶어두는 습관이 생겼다. 이 습관은 네가 남긴 흔적이다. 어느날 후드집업을 입고 만났더니 손에 들고 있던 집을 나한테 안겨놓고 곧장 내 끈을 잡아 리본으로 예쁘게 묶고 나서야 만족한듯 웃음을 지으며 예쁜사람이 예쁘게 묶어 줬으니 꼭 풀지말고 다니라던 너. 내심 그게 좋아서 그런 옷을 입고 나갈때는 일부러 끈을 늘려 놓고 나갔다. 내 끈을 꼭 묶어주겠다며 앞에 바짝 붙어서 자그마한 손으로 열심히 조물거려 만족할 만한 예쁜 리본을 묶어주던 네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런 소소한 기억이 지나오니 더욱 크게 남는다. 너와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울던 기억들 보다 지나온 시간위에 조금씩 쌓아온 너와 나 사이의 그런 단순한 순간들이 더 깊게 다가왔나 보다. 매일 끈 있는 옷을 입을 때면 거울 앞에 서서 마음에 들 정도로 예쁘게 묶은 후에야 집을 나선다. 너를 못잊는다기 보다는 함께한 흔적을 아직 지우지 못했다. 그립지도 않고 슬픔에 빠져 있지도 않지만 한 번씩 불쑥 일상에서 튀어나오는 너는 나를 작아지게 만들어 추억을 미처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 주변에서 장난으로 던지는 너와 있었던 과거에 대한 얘기나 간간히 들려주는 근황에 화보단 공감을 하게 된 지금.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이 생길수록 나에게 생긴 흔적이 마치 어제 생긴 흉터처럼 아려온다. 매일 신발끈을 묶을 때 마다 다짐한다.


이제는 리본 묶기를 하지 말아야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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