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방향
사랑은 착각이다. 다른 감정과 이성이 함부로 다가설 수 없을 만큼 강한 힘을 지닌. 길을 걷다 어느순간부터 주변에 눈에 띄는 사람이 나타났다. 같은 길을 걷던 그녀에게 홀린 듯이 다가갔고 사랑에 빠졌다. 나는 솔직했다. 숨김을 몰랐고 마냥 드러냈다. 그렇게 거리낌 없이 남녀간의 사랑을 얘기하며 지내다 점점가까워 지는 순간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또다시 지나친 솔직함을 보였다. 그녀는 내 사랑이 갑작스럽게 느껴졌는지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내 받아들여 마주보고 걷던 길을 손을 맞잡고 가게 됐다. 그렇게 그녀와 함께 순조로이 같은 길을 걷는 듯 했다.
우리의 길은 같았다. 손을 맞잡고 옆도 뒤도 보지 않고 오직 앞으로 함께 걷는다는 것에 집중했었고 그러다 급한 내가 앞서가 보려 하면 그녀는 나를 밀어냈고 함께 걷기 위해 기다리면 답답해 하더라. 오직 하나의 길 위에 서있는 순간, 먼저도 천천히도 싫다면 어떤 전진이 있을까. 대체 어떤 사랑을 바라는 것인지 모르겠어 혼돈이 올때쯤, 그녀는 길을 떠났다. 나는 놓지 않았다. 대체 어떤 사랑을 바라는 것인지 물었고 들려온 답은 단호했다. 끝까지 자신을 지우라며 떠나가는 그녀, 벗어나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고 지나온 시간과 쌓여온 감정이 거짓같은 순간이라는 것에 원망스러웠다. 왜 끝까지 단 한 번도 나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인지. 만약 한 때라도 나를 사랑했다면 서로에게 이런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자격정도는 있는 것이 아닌지- 나는 슬프게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이 그녀와 다닌 길을 덮어 흔적을 보이지 않게 해주길 바라며 씻어내려 열심히 흘렸다. 하지만 그녀는 지웠고 나는 번졌다. 그녀는 닦아 냈지만 나는 흘러 내렸다. 그녀는 같은 길을 걷지 않았고 지워낸 흔적이 없었다. 나는 뭐가 그렇게 가까이 느껴졌던 걸까. 혼자 사랑에 빠진 착각을 믿지 못해 세상이 나를 속인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랑을 하지 못했다. 사랑이라 믿었던 관계는 나만의 착각이었다. 나는 사랑을 몰랐다. 사랑이아 믿었던 행동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에게 더이상 물을 수 없는 질문과 들을 수 없는 답을 오늘도 흘러 내린 흔적에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