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한계
사랑을 고백하는 말이 뭐가 있을까. 남자와 여자가 연애를 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 중 하나, 요즘에는 썸을 타다 확실히 연인 관계인 것으로 넘어가기 위해 확인, 혹은 선언과 같은 수준으로 느껴지는 것이 고백이다 만은 엄연히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임은 분명하다. 이 고백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은 모두가 한 번 이상은 해봤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위트 있고 분위기 적으로 좋을까-하는 말도 안 되는 고민. 이 모든 것을 충족할 상황과 멘트는 아마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종종 sns나 썰이 나오는 곳에서 정말 로맨틱한 분위기의 고백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마는 실상을 느끼지 못했다면 아마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분위기가 어떻냐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고백은 확인이다. 둘의 연애 시작에 대한 어느 정도 확신이 없는 이상 함부로 도전하기에 무리가 있는 작업. 고백이 투박하던 서툴던 좋아하는 사람과 단 둘이 있는 곳에서 꺼내놓는 듣고 싶었던 말이 어느 형태이건 그 순간을 살아온 생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틀림없다. 흔히들 말하는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즐거운 데이트 후에 집 앞에 가로등 불빛이 만들어주는 은은한 분위기 혹은 성대한 이벤트성으로 해주는 것이든 상관이 없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 연인관계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 오던 사람이라면 그 순간의 기억은 머릿속에 굉장히 보정되어 기억될 것이니. 그럼에도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타이밍과 어떤 말로써 표현할 것인지가 아닌가.
사랑이라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제일 간결하며 확실한 것은 사랑이 맞다. 하나 그런 만큼 워낙에 흔히 쓰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상황을 특별하다 생각할 수밖에 없는 순간에서는 사랑이란 말 말고 다른 표현으로 더욱 멋들어지게 시작하고 싶은 것이 본능이다. 이런 것을 위해 은유적인 표현으로 ‘달이 예쁘다’ 혹은 ‘내일은 연인으로 만날까요’하는 등 다른 표현으로 로맨틱하게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런 센스 있으며 보다 온화한 단어 선택은 좀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게 하기 충분하니까. 그럼에도 연애를 시작한 후에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행동이 아니라 말로써 직접 들려줄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예쁘다, 잘생겼다 하는 칭찬이나 좋아해, 사랑해하는 감정 표현인 밖인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너에게 이 모든 진심을 꺼내어 공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이런 마음을 안다면 너도 나를 조금 더 소중히 생각하지는 않을까, 조금 더 믿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며 매일같이 주체하지 못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함에 슬퍼지는 것이다. 이런 언어적 표현의 부족함을 비언어적으로 악센트를, 성량을, 목소리를, 표정을 다르게 하며 보다 진실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로도 부족한 무언가를 부족한 것을 챙겨주고 힘이 되어 주고 항상 곁에서 배려하며 함께 들어주는 행동으로써 보여주는 것이 보다 깊은 진실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투박한 표현을 듣고 싶어 미친다. 타인이 나에게 마음을 주는 것에 확신을 가져오는 것만은 확실한 단어기에 오늘도 ‘나 사랑해?’하는 질문을 바로 옆에서 내 기댈 곳이 되어 주고 있는 이에게 또다시 물어보는 것이다. 그래, 사랑이라는 말은 그 자체여서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감정을 표현해 주는 완벽한 단어이지만 그 때문에 다르게 표현하기에 부족한 것이 분명하다.
매일 같이 말해도 듣고 싶은 말이고 하기 힘든 말이며, 매일 같이 들어도 무뎌지지 않고 더욱 기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표현인 것이다. 이런 멋진 감정을 우스워지게 만드는 수많은 경우와 경험들이 점점 더 깊은 표현과 마음을 요구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같은 표현일지라도 꺼내는 방식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더 진실되게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의 사랑이란 표현의 한계인 것이다. 사랑한다, 이 짧은 4글자의 말에 담긴 의미와 마음이 얼마나 깊을지 올바르게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오늘도 사랑하는 이에게 꺼내놓는 말을 또다시 단 4글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