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하나인데, 슬픔은 둘이다

떠나는 자, 떠나보내는 자

by 정다훈

특별하다 느끼는 연애를 하다 평범한 이별을 맞이한다. 함께 맞잡고 있던 손은 한 명이라도 놓으면 떨어지게 된다. 결국에 이별을 말로 꺼내는 이는 떠나는 사람이 되버린다. 그리고 남겨진 이는 떠나보내는 사람이 되어 이제는 맞닿을 수 없는 남이 되어버린다. 떠나는 이는 결코 시원치 못하다. 손 때 묻은 물건들과 발걸음이 묻은 길들을 버려두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는 방랑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는 함부로 향수를 느낄 수 조차 없다. 떠나보내는 이는 모질지 못하다. 혼자서 지나온 시간의 굴레에 갇히는 듯한 형벌을 받았으나 그 시간이 비추는 행복에 함부로 떠나보낼 수 없다. 그들이 함께 느끼던 행복은 이제 다른 모습으로 슬픔을 주고 있다.


떠나는 이는 미안한 마음에 사로잡힌다. 오랫동안 함께 해온 고마운, 소중한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 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아프다. 비록 시간의 흐름으로 이제는 사랑한단 말을 꺼내기 힘든 지경에 이르러 전하는 이별이지만은 함께한 시간에 대해 사랑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자신이 이 연애의 끝을 책임지며 모든 것을 감내해내리라는 다짐으로 다시 만나기 힘든 사랑했던 이에게 끝내 상처를 주고 옥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남겨진 떠나보내는 이는 그리움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떠나가는 이에 대한 원망에 가득차지만 결국에는 그 마음이 생겨난 것에 자신을 탓한다. 보다 오래 함께 할 수 없게 한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며 이 연애가 막을 내리게 된 것에 죄책하며 그 마음이 나을 때 까지 떠나간 이를 그리워 하는 망부석이 되어 버린다.


세기의 사랑을 하겠다는 다짐은 그들의 행복을 담은 집을 만들었고 옅어진 다짐으로 흩어진 마음은 그들을 집에서 내쫓았다. 떠나간 이는 애써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과거를 부정하고 함께한 이를 더이상 보려하지 않는다. 떠나보낸 이는 들어갈 수 없는 집에 옭매여 안 속 풍경을 그리워하며 갈망하지만 이미 멀어진 이를 붙잡을 수 없다. 떠나간 이는 깊었던 행복만큼 깊은 구덩이를 나오기 위해 끝없이 가파른 길을 오른다. 떠나보낸 이는 행복만큼 넓었던 세상을 빠져나오지 못해 갇힌 체로 좁아지길 기다린다. 그들의 깊고 넓었던 행복은 그 크기의 불행으로 그들을 붙잡고 있다.


나는 떠나는 이가 되겠다. 비록 관계의 끝을 알리는 모진 입장이 될지라도 함부로 다시금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으며 시간이 꽤나 지난 후에야 그때를 추억하며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길 수 있길 빌겠다.

나는 떠나보내는 이가 되겠다. 비록 관계의 끝에 남아서 추억에 사로잡힌체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할 지라도 이 모든 것이 지나간 다음에는 더이상 그 시간을 추억하지 않겠다.

우리가 만들어 낸 하나의 행복이 두개의 불행이 되어 마음 속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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