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였을까, 24시간 후에 나는 죽기로 되어있었다.
죽음은 예정되어 있지만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의 회오리 속에서, 나는 목적 없이 어딘가로 달리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은 가장 큰 공포다. 내 존재 하나를 붙잡고 고통스러워하다 문득 아이가 떠오른다. 그 순간 죽음의 공포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증폭된다. 나는 무조건 피해야 해. 하지만 피할 수 없어! 이게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순간,
잠에서 깨 나를 찾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남편은 헐레벌떡 출근하고, 아이는 손에 젤리 하나를 쥐고 뒤뚱뒤뚱 어린이집에 가고, 나는 집 정리를 하고 소파에 털썩 앉아 생각한다.
지난밤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삶이, 여기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