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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부는날 Apr 08. 2018

우울할 때 쓰는 글

우울함으로부터 벗어날 때, 글쓰기는 도움이 많이 된다. 내 마음이 이렇게 피폐해진 이유와 지금의 상태를 낱낱한 단어와 문장들로 드러내놓고 나면 한결 기분이 가벼워진다.


그럴 때 글이 술술 잘 써진다. 뭘 보고 치는 속도로 키보드를 탁탁탁 두드려댄다. 머리와 손이 비슷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신나게 달려가다 보면 어떤 문장은 썩 마음에 든다. 그런 즐거움에 기분이 나아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든 내가 버린 걸 주고 싶지는 않다.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울할 때 자신의 감정을 쏟아낸 다른 사람의 글도 싫다. 그런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바로 덮어버린다. 물론 취향이겠지만, 때론 불쾌하기까지 하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글은 물론 괜찮지만 부정적 감정 그대로를 분출하는 글은 싫다. 타인이 읽을 가능성이 아무리 낮은 곳이라 할지라도 내 감정을 내지른 토사물 같은 것을 드러내놓는 사람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 들릴만한 소리로 욕설을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면 비약일까.


물론 취향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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