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컨티뉴어스 숏으로 전쟁 속에 있는 듯한 경험

<1917> 리뷰

by 매실

* 스포가 많으니 영화를 보신 분만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1917>은 제목처럼 제1차 세계대전인 1917년 4월 6일 프랑스 서부 전선을 배경으로 한다. 샘 멘데스의 할아버지 알프레드 멘데스의 참전 경험을 토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 전체가 한 컷으로 보이는 원컨티뉴어스 숏 기법을 사용하여 마치 전쟁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덕분에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적을 유인하기 위해 작전상 후퇴하는 독일군. 이를 알리 없는 데본셔 부대는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공격을 막기 위해선 다음 날 아침까지 데본셔 부대에 도착하여 에린무어 장군의 '공격 중단' 전보를 전달하는 수밖에 없다. 이 임무는 지도를 잘 보는 톰과 그의 친구 윌이 맡았다. <1917>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덕분에 선입견 없이 톰과 윌에게 이입할 수 있었다.



톰은 데본셔 부대에 그의 형이 있기 때문에 명령을 받자마자 서툴러 떠나려 했다. 훈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반면 윌은 그전에 받은 훈장을 와인 한 병과 바꿀 정도로 증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훈장을 받더라도 죽으면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크다.


장군은 독일군이 철수했다고 했지만, 최전선에 있던 병사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독일군과 싸웠다고 했다. 톰과 윌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목숨 걸고 데본셔 부대까지 가야 한다. 이는 관객도 아는 사실이기에 주인공과 함께 긴장하며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톰과 윌은 전쟁이 남긴 황폐화된 곳을 지나갔다. 싸늘하게 식은 시체와 그 시체를 먹는 까마귀와 쥐. 죽고 죽이는 과정보다 이렇게 남겨진 현장이 더 잔혹하게 보였다.



독일군이 버리고 간 건물 근처에서 독일과 영국 파일럿 싸움으로 독일군 파일럿이 추락했다. 톰과 윌은 독일 파일럿을 구출했지만, 독일군은 톰을 칼로 찔렀다. 평소엔 이를 선의로 볼 수 있지만, 전쟁 속에서는 그렇지 않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톰은 영화 초반을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인물이었고, 윌을 구하는 등 듬직한 면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죽으면서 월만 남았다. 톰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임수를 완수하려 했고, 그런 윌 덕분에 영화 2부가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다. 지칠 만한도 하지만, 그는 묵묵하게 길을 해쳐나갔다.



건물 안에 있던 적을 사살하다가 적이 쏜 총인지 반동 때문인지 한참 동안 쓰러져 있었다. 그가 일어났을 땐 이미 저녁이었고, 사방이 불바다였다. 눈에 잘 띄었던 그는 길에 있던 독일군을 만났지만, 강을 따라 무조건 뛰었다. 임수를 완수할 수 있도록 간절하게 빌며 그를 봤다. 위험에 처할 때마다 심장이 쫄깃해졌고, 360도 촬영으로 현장의 불안감이 그대로 전해지기도 했다.



뛰고 도망가고, 사람을 죽이면서 윌은 겨우 데본셔 부대에 올 수 있었다. 윌은 병사의 노래를 따라 다른 병사들이 있는 곳까지 왔고, 그는 처음부터 그들의 일원이었던 것처럼 나무 옆에 앉았다. 그곳에 앉아 있는 병사들과 그 속에 자연스럽게 보이는 윌을 보여주면서 각자 험난한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온 것처럼 느껴졌다.



조금 늦어진 탓에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더 늦어지기 전에 그는 메킨지 중령이 있는 곳까지 있는 힘껏 달렸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달리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그의 뜀박질에 무언가가 벅차올랐다.


남은 한 명까지 다 죽어야 전쟁이 끝난다


그렇게 해서 '공격 중지'를 전달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말로 메킨지 중령은 에린무어 장군의 메시지를 보지 않으려 했다. 함정이라는 말에 메킨지 중령은 결국 공격을 중지시켰다. 지금 당장은 많은 병사들이 무사할 거란 생각에 안심했다. 하지만 메킨지 중령은 다른 말을 했다. 이 전쟁을 통해 끝이라는 희망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희망이 무너졌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장면에서 스코필드가 나무 아래에서 전쟁 중간중간에 보던 사진을 꺼낸다. 가족사진. 가족과 함께 있어도 모자랄 시간에 사람들은 전쟁 속에 있다. 그 사진 한 장이 전쟁의 의미를 묻는 것 같았다.


계속되는 긴장과 싸움으로 사람이 죽고 다지고, 지친다. 지금 당장 공격이 멈췄을 뿐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씁쓸했다. 끊이지 않는 카메라 기법으로 전쟁을 한 번에 본 경험 때문인지 허무함이 더 컸다. <1917>은 전쟁의 일부분일 뿐이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위해, 동료를 위해 목숨 건 일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다 보여주지 않지만, 다른 영화에서 많이 봤고, 황폐화된 곳에 버려진 시체들이 그 과정을 말해주기도 했다. 실화라서 가슴이 더 먹먹해진다. 간단한 스토리지만, 촬영기법과 그 속에 숨겨진 메시지, 디테일로 전쟁의 잔혹함, 허무함 등을 말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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