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브런치를 청소하며
울며 시작한 2024년을 닫는 마음은 대체로 행복했다.
이제야 편히 말할 수 있지만, 사실 퇴사 직후에는 별로 안 행복했다.
여행에 가서도 왜 나는 멀리까지 와서조차 마음 편히 행복할 수 없는지,
쉽게 사는 건 내 몫이 아닌 것 같아 그 좋은 날씨에 숙소에 박혀있기도 했다.
좋은 날씨에도 집에 누워있는 날이 많았던 2023년의 가을과 비교한
2024년의 가을은 얼마나 야외활동이 많았는지.
반짝이는 물을 보고 저기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너무 예뻐서 휴대폰을 들었던 순간들이 선명하다.
그 때 느꼈다. 이제 나는 순간의 행복을 다시 찾았구나.
스스로를 끝없이 의심한다.
2023년 12월 다니던 병원에서 나왔을 때조차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타인이 내게 해주는 말에 의존하기도 한다.
하반기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로부터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그리고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 더 기뻤다.
상황에 의해 단단해진 것이 아니라 2024년 보낸 순간들이 단단히 잘 모인 것이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그 말이 더 고마웠다.
여전히 태어난 김에 사는 것도 맞고, 뭘 못해봐서 아쉬운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살아갈 이유는 정말 많았다는 것을 이제야 와닿게 느낀다.
보다 안전하고, 조금 더 자주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질 사회를 바라며
그리고 그것에 일조할 수 있기를 여전히 바라며 새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