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필요한 때가 있다.
그 순간,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당장 이 시궁창 같은 현실이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 늘어놓는 여러 가지 생각, 고민, 걱정 따위를 힘겹게 토로한 다음 마지막에 이르러 ‘그러니까, 그런 게 좀 많이 힘들긴 하지.’라고 말했을 때, ‘뭔지 알 것 같아. 근데 너무 불안해하지 마.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거잖아.’라고 답해주는 정석적인 위로라도 간절히 바라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런 다음에는 분명 눈물을 흘리고, 마음을 비우는 동시에 체념의 한 숨을 푹 내쉬게 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