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우리 아이들은 그동안의 사랑을 받아 씩씩하고 힘차게 웃으며 나를 기억하며 잘 살아가겠구나.
그 사실이 감사하고 이토록이나 안도가 되는데, 왜 이리도 눈물이 나지.
나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 피곤해 죽겠을 때,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거나 크게 다치는 꿈을 꾸는 거 말고는 이토록이나 생생한 꿈은 정말 오랜만이다. 꿈에서 색이 이토록 선명히 보였던 것도 오랜만이다. 그러나 꿈은 꿈인지라, 논리 전개도 개판이지. 잘 가던 도로가 왜 갑자기 끊어져 바다가 되고, 지금 나이의 우리였는데 왜 갑자기 아이들이 우리 나이만큼 늙은 건지.
나의 꿈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왜 그 순간을 보여준 것일까? 정신이 번쩍 들어 자다 말고 엉엉 울다 말고 노트북 앞에 앉게 한 것일까?
꿈속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나 자신이 되어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
꿈속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
"고마웠어. 사랑해."
꿈속에서조차 내가 끝끝내 내뱉지 못했지만 하고 싶었던 말.
"아가, 너희들이 있어 모든 순간이 선물이었어."
꿈이 내게 펼쳐준 영상 앞에서 나는 그저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
깨어나서 다행이라고, 이런 꿈을 꾸어서 다행이라고, 꿈속에서라도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그 모든 것들이 다행이라며 펑펑 눈물을 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