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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여행 Jun 18. 2022

괜찮을 거야. 우리 좋은 생각을 모으며 기다리자.

병실 일지


2022.6.11 토요일 밤 10시


응급 MRI실 앞이다. 다섯 시 반에 왔으니 무려 다섯 시간을 대기한 후, 드디어 아이는 검사를 받는다.


"엄마, 이제 뭐한대?"

"응. 호 머릿속 아야를 보려고 검사하러 갈 거야."

"얼마나 한대? 엄마도 같이 가?"

"오래 하지만 호가 코 잘 거야. 잘 자고 일어나면 검사가 끝나 있을 거야. 엄마가 옆에 있을게."


잠들기 직전까지 베드에서 "어디 가는 거야?" 묻더니 기척도 없이 잔다. 부디 깨지 말기를. 아이를 괴롭히는 원인모를 두통의 원인을 찾을 수만 있기를. 아이를 괴롭히는 구토의 원인을 찾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예쁜 아이의 미소를 마음에 담는다. 꿈처럼 환한 그 미소를 가득 기다린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괜찮아.


보호자는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말에 나왔다. 아이가 보고 싶다. 우리 아가, 검사 잘 받고 오길. 검사 결과는 괜찮겠지만, 무엇이든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것이길, 그리고 아픈 것을 고쳐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일곱 살 막내가 아프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녀석이 하루아침에 괴로워한다. 원인을 모른다. 증상은 점점 심해진다. 아이는 아픔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보는 나는 무력감에 힘들어했다. 두 번의 응급실 후 정밀 검사를 받는다. 응급실 진료를 보기까지도 정밀검사를 하기까지도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아이를 안으며 심장소리를 들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 아이의 동그란 이마를 보며 초조한 마음을 달랬다. 아이의 귀여운 눈빛을 만나며 잠시나마 상상 속 일탈을 꿈꿨다. 내 삶에서 아이가 사라지는 무서운 상상이 끼어드려 할 때, 애써 쫓아내기보다 지금에 감사했다. 어떤 상황에도 감사한 상황이 되는 무시무시한 진실 앞에서 한없이 겸손하게 상황을 맞는다.


아이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다시 건강히 나의 옆에서 코 자고 뛰어놀겠지. 다만, 이 마음은 영원히 가슴에 박혀 잊지 않고 아이를 사랑할 힘이 되기를. 아이를 대하는 초심을 찾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기를 남긴다.



2022년 6월 12일 일요일 오전 10시


"ㅇㅇ호 보호자님."

"네"

"MRI 판독 결과 중뇌 부위에 이상 병변이 발생하였습니다. 혈관종 혹은 종양으로 의심되는데 자세한 것은 신경외과 의사 선생님과 확인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응급실에 온 지 16시간 만이다.

이 말을 들은 후, 아직까지도 아무 이야기가 없다. 그 사이 응급실에는 여러 명의 아이들이 왔다 갔고, 오전 7시경이 되자 대기실에 단 한 사람도 없는 고요한 순간들도 맞이하였다. 진정제를 맞고 잠든 아이의 얼굴이 울렁이며 물결친다. 지금 눈물이 쏟아지면 마음까지 우르르 무너질 터! 억지로 정신을 차려 아이의 상태를 살핀다. 다행히 진정제 때문인지 내리 자며 머리 아프다 울며 깨진 않는다.


'무슨 말이 든 일단 이야기를 듣고 보자.'

쓰린 위를 움켜쥐며 기다린다.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16시간째 이곳이다. 온몸이 바싹바싹 마른다.'무슨 말이든 좋은 결과를 듣고 귀가할 수 있어야 할 텐데...'불안한 마음을 억지로 누른다. 마침, 아이가 잠에서 깼다.


"머리 아파."

말은 하였지만 울지 않는다. 이번에는 비명을 지르며 두통을 호소하지 않는다. 어쩐지 좋은 결과를 듣고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으로 아이의 몸에 주렁주렁 매달린 선들을 본다. 아이가 눈을 뜬다.

"엄마, 집에 가고 싶어."

"그래. 우리 여기 너무 오래 있었다. 곧 갈 수 있을 거야. 힘들지?"



결국, 입원을 했다.

아이의 뇌는 (1) 혈관성 병변이거나 (2) 종양성 병변이거나 둘 중의 하나가 의심된다 한다. 이미 뇌출혈이 발생한 상태여서 입원을 하여 좀 더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집에 가고 싶던 아이는 낙심을 하고, 아무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가자며 애써 마음 달래던 나 역시도 마음이 무너진다.


입원을 위한 준비로 인해 잠시 신랑과 응급 실안에서 교대를 하고 빈 집에 왔다. 아이가 즐겨 타던 자전거가 현관에 있다. 자전거를 빼내며 밝게 웃는 아이의 얼굴이 겹쳐진다. 빈 집에 들어온다. 아이 없는 아이의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입원 가방을 급하게 싼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트렁크에 집어넣는다. 비로소 눈물이 터진다. 가슴이 욱신거린다. 욱욱 소리를 내며 가슴을 부여잡는다.

'대신 내가 아플 수만 있다면......'

'제발 괜찮아야 할 텐데......'

'어쩌다 이런 일이......'


간절히 이틀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로. 간절히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


코로나로 인하여 응급실과 동일하게 병실 또한 보호자는 지정된 1인만 가능하다. 교체도 교대도 되지 않는다. 아이와 둘이 남은 소아병동에서 이제 이 아이의 케어는 오롯이 나의 몫. 책임감과 걱정과 불안함이 온몸을 뒤덮는다.


며칠 밤 두통과 구토로 잠 못 자던 아이는 기절하여 잠이 들었고, 며칠 밤 그런 아이를 돌보며 걱정하던 나 역시 기절하여 잠이 들었다. 그 잠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눈을 떠 보면 우리는 병실 안이었고 아이에게는 들이닥칠 온갖 무서운 가능성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수시로 눈물이 났지만 어떻게든 아이 앞에서는 씩씩해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머리 아파." 외치는 우리 아이의 소리에 한번 깨고, "머리 아파." 외치는 옆 베드 아이의 소리에 한번 깨며 긴 하루가 지나갔다.



2022.6.13 월요일


아침 7시, 옆 베드의 아가는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 아이를 베드에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보며 보호자에게 인사를 나눈다.

"수술 잘 될 거예요."


아이는 고작 다섯 살, 한참 예쁜 아이의 머리에 관이 꽂힐 것이고, 수술은 모두 다 잘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예쁜 그 녀석은 이제 "머리 아파"라는 울부짖음이 아닌,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라는 서러운 울음이 아닌, 가장 다섯 살 다운, 아이답고 즐거운 말들을 하게 될 것이다.


"ㅇㅇ호 어린이 검사 가겠습니다."

"지금 이상 병변 확인 부위가 시신경과 왼쪽을 관할하는 부분을 누르고 있어 안과 검사가 예정되어있습니다."


호와 안과 외래 앞에서 대기 중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시야는 잘 보존되고 있다. 난시를 제외하고는 시력도 큰 문제는 없다. 아이는 여전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배가 고파한 입 먹으면 바로 구역질을 한다. 그러나, 머리가 아프다고 지르던 비명은 더 이상 지르지 않는다.


-


"아이가 CT 비수면으로 찍을 수 있을까요?"

"네. 제가 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재우고 찍으면 금식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힘들 것 같아서요."


"호야, 우리 우주비행사가 한번 되어 볼까?"

"나 우주에 가?"

"자, 여기 봐봐. 우리 이 기계 안에 들어갈 거야. 우주 비행사처럼 갑옷도 입고. 웅~~ 소리도 날 거야. 엄마가 같이 옆에 있어줄게. 딱 하나만 약속해줘. 호가 절대로 움직이면 안 돼. 안 움직이면 딱 5분이면 끝난대. 할 수 있겠지?"

"응! 해볼게."


외래 CT실 앞, 호를 보더니 간호사 선생님들마다 물어본다.

"할 수 있을까?"

CT실 의사 선생님께서 부른다.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들어가자, 선생님께서 고개를 숙여 아이의 눈을 본다.


"호야, 선생님이 처음에 물었었어. "아이를 재워야 하지 않을까?" 하고. 그러자, 병실 간호사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아이가 너무 의젓하다고 아마 잘하고 올 거라고 믿어도 된다고 하셨어. 잘할 수 있겠지?"


호가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자, 의사 선생님이 방사선 방지 옷을 입혀주신다.

"우주 비행사 옷 장착."


아이가 기계에 눕는다.

"우주 비행선 탑승."


이제 비행선은 움직일 것이다. 우주에 가 있는 동안, 우리 아이가 움직이지 않기를, 무섭고 힘들겠지만 그 시간 잘 견뎌주어 검사 잘 끝낼 수 있기를 화살기도한다.

혈관주사에 조영제를 투입한다.

"우주로 출발!"


단 한 번의 움직임 없이 성공적으로 CT촬영을 마쳤다. 의사 선생님도 간호사 선생님도 모두 박수를 쳐 주신다. 힘들 수 있는 검사를 우주비행선에 탑승하는 하나의 멋진 경험으로 추억하게 해 주신 의료진께, 아이의 눈을 맞추어주며 잘해보자고 믿어주는 의료진께, 그런 마음을 가슴에 담고 단 한 번의 움직임 없이 그걸 해준 만 여섯 살 우리 아이에게, 모두에게 감사하여 가슴이 뜨끈해진다.

내 몸에도 뜨거운 피가 온몸을 타고 주르륵 흐른다. 눈물조차 뜨겁다. 마침 아이도 외친다.

"엄마, 몸이 너무 뜨거워."

의사 선생님께서 조영제를 넣어 좀 덥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한다.


--

똑똑.

"어머니, 호가 코로나는 음성이지만 일반 감기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감염방지를 위해 일인실로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본의 아니게 일인실로 쫓겨났다. 부지런히 짐을 싸서 이사를 하고 새롭게 짐을 푼 방에는 창문이 있다. 하늘이 보인다. 저 멀리 예전에 우리가 살던 우리의 집터들이 보인다. 아이가 뛰놀던 공원도 보인다. 하늘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랗다. 파란 하늘을 보며 하늘에 빈다.


'부디, 부디 종양이 아니게 해 주세요. 혈관성이라도 치료가 잘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22년 6월 14일 화요일


아이는 도로를 하염없이 본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이 창문 바로 앞으로 보이는 도로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아이는 포켓몬 카드를 열심히 센다. 지루할 수 있는 이 시간들 아이가 견딜 수 있는 즐거운 거리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아이는 이제 금식이 풀려 조금씩 먹을 수 있는데 처음으로 토하지 않고 죽을 먹었다. 아이가 먹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아이는 이제 머리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서 아이를 괴롭히던 끔찍한 두통이 사라져서 얼마나 다행인가.

아이는 외출할 때면 병원 앞 도로로 가자고 한다. 거기서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보며 행복해한다. 도로 앞에 산책로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의사 선생님이 다녀가셨다. 요약하자면 이미 뇌출혈이 있었고 현재 MRI와 CT로는 확실한 판단이 어려워 정밀 MRI를 추후 더 해야 하겠지만 가능성은 두 가지다. (1) 혈관성 병변(출혈을 동반한 혈관 기형)이거나 (2) 뇌종양일 수 있다고 한다. (1) 혈관기형의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어렵고 힘든 위치라고 하고, (2) 뇌종양의 경우에는 더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1) 혈관성의 경우에 더 가능성을 두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의 당장의 증상이 호전되면 퇴원 후, 외래로 검사를 하되 증상 발현 시 바로 응급실로 오라고 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작스레 벌어진 일련의 일들에 겨우 붙들고 있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진다. 나의 일이었으면 좋았을걸,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았을 걸, 이제 겨우 만으로 여섯 해를 살아온 아이가 어린 나이에 짊어지고 갈 짐이 너무 크지 않기를...... 무엇이 되었든 치료가 잘 되어 아이가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의료기술이 좋으니 어떻게든 잘 될 거라고 믿는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 우리의 믿음처럼 아이를 잘 치료해주실 것이므로.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어떻게든 추적하고, 수술하고, 치료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다만, 그 과정이 이제 겨우 여섯 해를 꽉 채워 살아온 아이가 견딜 만 하기를.... 바라면서 하나씩 욕심이 붙는다. 부디, 최선의 경우로, 아무 일 없이 뇌출혈이 잘 흡수되어 추적관찰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다 번뜩 정신을 차린다.


다음 달, 검사 전까지 불안한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다음 달, 검사 전까지 아이와의 소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마음에 새길 수 있기를 기도한다. 다음 달, 검사 전까지 아이가 재발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다음 달이 되어 검사 결과는 그때 다시 생각하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오늘 저녁, 첫째 아이와 아이 아빠와 아이 외할아버지가 잠시 다녀갔다. 병원 정원에서 잠시 만난 그 짧은 순간이 아이에게는 소중하다.

"엄마, 언제 집에 가?"

"집에 가고 싶지?"

"응. 아빠도 보고 싶어. 누나도 보고 싶어."

"그래. 이제 우리 많이 나았으니, 또 다른 검사 없으면 집에 갈 수 있을 거야."


아이를 꼭 안고 잠이 들었다. 아이는 꿈속에서 아빠를 만났는지, 잠꼬대로 아빠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말을 한다. 이것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2022년 6월 15일 수요일


퇴원 결정이 났다.

다음 달 정밀 MRI일정도 잡혔다.


아이와 함께 편지를 쓴다.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는다. 아이는 수줍게 담당 간호사 선생님께 편지를 전한다. 병원에 있는 동안, 칭찬도 많이 받고 인사도 많이 받고 따뜻함을 간직하고 떠날 수 있음에 커다란 마음의 빚을 진다.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아이와는 7월 중순, 검사 때 외래에서 다시 보기로 했다. 그 사이 건강하게 잘 있으라고 한다.

'감사합니다. 부디, 아이가 무사히 최상의 시나리오로 추후 필로 업이 될 수 있길 빌어요. 신뢰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치료 잘해주세요.'

마음으로 눈으로 간절한 마음을 보낸다.


퇴원 수속을 하고 마지막으로 병실을 둘러본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이렇게 증상 호전으로 퇴원할 수 있어 감사하다.... 이곳의 다른 어린이들도 빨리 나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한없이 겸손해지고 한없이 감사하게 되는 곳, 병원은 그런 곳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내가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흘려보낸 일상이 얼마나 귀중했는지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삶을 대해야 하는 지를 알게 해주는 곳. 그렇게 이곳을 나온다.


"병동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어렵고 힘든 마음 따뜻이 살펴주시며

진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치고 힘드실 텐데 늘 웃으며

아이에게 인사해주셔 감사합니다.

귀찮을 수 있고 많이 들으셨을 반복된 질문에

매 순간 진심으로 답해주셔 감사합니다.

긴장되고 불편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보내주신 미소와, 진심 어린 질의응답과 응대, 따뜻한 보살핌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어 갑니다.

마음 한 곳에 이곳에서 받은 진심을 기억하고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병실의 어린이들 모두 빠른 쾌유를 빕니다.


호 엄마 올림."


2022년 6월 16일 목요일


며칠 동안의 상황을 함께 헤쳐나가며 이십이 년이라는 세월 후에 나는 다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의 아빠가 나의 가장 좋은 벗이어서 감사하다." 고. 의지할 수 있는 작은 끈들을 잡는다. 마음을 써준 가족들, 위로를 보내준 친구들, 진심으로 기도해준 이웃들, 홀로 남은 첫째를 돌봐주신 부모님, 병원비에 보태라고 비용을 보내주신 친척들, 아이를 위해 물심양면 알아봐 주신 친척들, 아이를 응원해 준 엄마 사람 친구들, 첫째의 등하교를 보아주며 놀이터 놀이까지 보내준 이웃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들에 무너져 펑펑 울고 있을 때 안아준 글쓰기를 함께했던 언니들, 현재 같이 글 쓰는 언니들, 채팅으로 댓글로 안부 물어봐주신 언니들이 곁에 있다. 그들이 하나같이 마음을 보내준다. 간절함은 닿을 것이다.


7월 중순 검사 전까지 부디 재발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마음껏 누리며 행복하게 가장 일곱 살 다운 여름을 아이가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알아서 다행인 거야.

모두 다 괜찮을 거야.


오늘 아침, 일어난 아이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엎드린 채 감싸 쥔 모양새로 인해 다시금 가슴이 털썩 내려앉으려 할 때, 아이가 말한다.

"엄마, 나 지금 좋아하는 생각을 만들고 있는 중이야."

아이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생각을 담아 하루를 산다. 나도 그럴 것이다.



* 아이는 7월 중순 검사 전까지 재발하지 않는 한 일상생활할 수 있습니다. 염치없지만... 모두 다 괜찮아지기를... 검사 결과가 좋게 나와 치료가 힘들지 않기를 기도해주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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