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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여행 Sep 28. 2021

꽃을 닮은 아이들이 주는 희망

작은 것에 감탄하는 힘으로 이 세상을 살기를!

말이 필요 없는 가을! 가을은 일 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적잖이 선선하고, 적잖이 따뜻하고, 가을볕이 주는 위로와 가을 풍경이 주는 넉넉함. 그렇게 초가을이 지나고 늦가을이 오면, 자연이 내어주는 겸손함이 주는 나눔 앞에서 그저 한없이 감사하게 된다.


아이들과 가을 나들이를 다녀오던 주말, 어스름이 깔리기 직전의 늦은 오후, 가을 들판을 내려다본다. 아름다운 가을꽃들이 바람에 한들거리며 인사를 한다. 순수한 얼굴을 한 채 빼꼼하고 나를 올려다보는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을 닮았다.  


핫핑크 같기도 하고 진한 자주색 같기도 한 엄청난 빛깔을 뽐내며 한가운데 노란 꽃술로 단박에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는 코스모스를 본다. 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는데, 눈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내려다보니, 꽃이 빤히 올려다본다. 아! 이런 색으로 나를 맞이하는 이 꽃은 우리 첫째를 닮았다.


꽃잎이 풍성하여 동글동글하게 느껴지는 샛노란 꽃은 노란색을 좋아하고 쑥스러움이 많은, 그러나 그 안에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잠재능력과 진실됨으로 사람을 울리는 힘이 있는 우리 둘째를 닮았다. 나를 빼꼼히 쳐다보며 "나를 보아줘서 고마워 엄마."하고 말하고 있다.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을 온몸과 온 마음으로 느낀다. 아이들이 느끼는 작은 온도차, 바람의 존재, 구름의 동선들. 아주 작아 일부러 보지 않고는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스스로 보며 마음에 채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다. 이것이 바로 행복 이리니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것들.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율에 함께 장단 맞추어 온 마음으로 노래부를 수 있는 아이들을 아이들로 둔 엄마는 행복하다. 부족한 나에게 와준 아름다운 꽃과 같은 우리 아이들. 작은 바람에도 환호하고, 작은 햇빛에도 감사하고, 비가 와도 이겨내고,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힐링이 되는 아이들의 존재는 감히 꽃과 닮았다.


꽃송이를 하나하나 사진에 담으며,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을 마음에 담으며, 오늘 하루가 평온하게 지나감에 감사한다. 나를 살게 해주는 것들은 이토록 지극히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것들. 사방 천지가 그런 아름다움 이리니. 내가 가진 이 많은 것들에 마음이 벅차 온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올려본 하늘은 가히 아름다웠다. 높은 가을 하늘이 펼쳐주는 고도감에 하얀 구름 떼들이 축제를 한다. 텅텅 빈 도로 위에 펼쳐지는 멋진 구름의 향연은 실로 감탄을 지어내게 하였다. 가을 하늘이 이토록이나 아름다웠는지 미처 모른 채 살아왔었나 싶을 정도로 눈앞에 펼쳐지는 "하얀 하늘"이 경이로웠다. 아이들은 차에서 연신 하늘이 바다 같다, 호수 같다느니 구름이 솜사탕 같다, 양 같다느니 감탄을 자아낸다. 그 순간 비행기가 만들어낸 하늘 위의 자국이 짜릿하게 파란 하늘을 가른다. "엄마, 비행기가 구름을 터뜨렸나 봐!" 아이들은 동시에 소리 지른다.



하늘 하나를 보고 이렇게나 많은 감탄을 할 수 있는 것이구나를 새로이 알게 된다. 이렇게 우리 앞에 펼쳐진 자연들이 우리를 감탄하게 하고, 이렇게 감탄한 힘으로 또 우리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든든하고 희망찰까. 아름다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 단단한 사랑으로 채운 추억을 안고 아이들과 함께 한 해 한 해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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