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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당한스펀지 Feb 06. 2020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서

부의 추월차선 - 엠제이 드마코

표지엔 고속도로를 보는듯한 그림이 있다. 추월차선이란 말과 더불어 도로 그림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목적지(부)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구나.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표지를 넘겼다. 처음부터 뼈 때리는 말로 가득할 것을 예상했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인도-서행차선-추월차선이란 구성으로 원리부터 실천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친절하게.


인도-서행차선-추월차선의 순서로 읽으면서 파트별로 느낀 점도 모두 달랐다. 인도는 스르륵 넘어가듯 읽을 수 있었다. 서행차선은 흠칫한 부분이 많았고 추월차선은 수능 공부하듯 읽었다. (사실 수능 공부를 한 적이 없다. 그냥 그런 느낌인 듯하다.)



*인도

읽으며 느낀 점은 '다행이다'란 안도감이었다. 저자는 인도를 남의 손에 인생을 맡기고 남 탓하고 사는 사람들이라 표현하다. 이런 사고방식은 피해 의식만을 낳을 뿐이라고 덧붙이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도 위 사람들과는 명확한 1가지 다른 점이 있다. 내 선택은 내가 책임진다는 것. 남 탓은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


재무 계획 뿐만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던 다른 이를 들먹인다면 항상 끝은 같았다. 그 흔한 자기합리화. 20대 초반 자기합리화의 높에 오지게 빠졌던 경험이 있다. 한 번 발길이 닿으니 3년이란 시간과 수천만 원이란 돈이 사라졌다. 가장 큰 후회를 남긴 시기이다. 이 경험은 회상도 하기 싫고 다신 하지 않을 것이다. 인도 위 길을 다시 걷지 않을 것이다. 웃기게도 늪에서 빠져나온 계기는 '군 입대'였다.


*서행차선

'불편한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서행차선의 부는 월급과 투자로 공식화된다. 저자는 이 공식으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시간 때문이라고 한다. 내재가치는 일정한 한계치 내 존재하고 투자 역시 시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덧붙인다.


불편했던 이유는 작년까지 직업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 영업직을 3년쯤 하다 보니 '일정한 한계치 내에 존재하는 내재가치'란 문구를 직접 경험했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하루가 24시간인 것은 변함이 없었고 밤을 꼬박 새우고 일해도 소득은 한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 쳐놓은 울타리에 있는 기분이었다. 계속 남아서 일해도 내겐 통제력이 없을 것이란 것을 납득했고 퇴사를 결정했었다. 퇴사하지 않으면 서서히 적응할 것 같았다. 그렇게 살기 싫었다. 서행차선 파트를 읽고 '퇴사 결정이 옳았구나'를 느꼈다. 안도감이 들었다.


*추월차선

첫 책장을 넘길 때의 심정과 같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저자는 추월차선을 타는 방법과 처음 운전대를 잡는 법을 속삭여준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따라서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친절하게도 손님들의 질문에 대한 Q&A와 실천을 위한 40가지 다짐도 정리해준다. 마치 "내가 이렇게나 말했는데 정말 실천할 거지?" 물어보는 눈치까지 흘린다.


두려운 것은 퇴사하며 '나만의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란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1달간 서비스 기획과 사업자등록 등 필요한 것 중 50% 정도는 진행된 상황인데, 나머지 50%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 때마다 첫 번째 모임에서 상철님께서 말씀하신 "그래서 안 할 건가?"란 질문이 떠올라 명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설레는 이유도 두려운 이유와 같다. 아직 시장에 없는 서비스가 탄생되고 같이 성장할 생각에 매우 들뜬다. 내 회사의 사무실,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의 전환, 책에서 말한 출구전략 등 상상하면 설레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곧 현실이 되겠지만 상상만으로 설레고 있다.


인도-서행차선-추월차선이란 구성이 지금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인도는 과거, 서행차선은 과거+현재, 추월차선은 다가올 미래다. 현재 발을 딛고 있는 서행차선이 내 꿈을 묻어 버리게 두지 않을 것이며 원하는 대로 살 것이라고 한 번 더 다짐한다. 해야지.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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