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회사로 돌아갈까?'란 생각이 들었다. 무자본 창업을 시작하려 회사를 박차고 나왔을 때만 해도 "난 사업가로 살 거야, 회사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야" 호언장담하고 떠나왔건만 3달 만에 회사로 돌아갈까? 란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돌아갈 회사는 복귀가 아닌 이직을 뜻하고 있다. 재취업인가.
생각이 든 이유
일단 매출이 안정적이지 않고 적다. 무자본으로 창업한 것치고 100만 원 언저리면 '그 정도면 괜찮다' 자위할 만한 수준은 되지만 이후가 그려지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막대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진 않지만 이 일을 하면 할수록 그다음이 그려지지 않는다. 마치 일용직 노동자의 삶과 같다.
물론 일용직 노동자도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진취적인 인간상이다. 하지만 정해진 매출도 없으며 이 또한 안정적이지 않고 현재가 위태롭다면 당장 눈앞의 상황부터 해결해야 한다. 매번 되뇌는 "30살 이전 연 매출 20억 회사 만들자"라는 말도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당장 이번 달 월세가 걱정되며 한 끼 식사가 이 정도 금액이면 적당한지부터 생각한다. 한 끼에 8,000원을 웃도는 고가의 음식은 끊은 지 오래며 점심엔 닭알 2~3알이다. 저녁엔 부모님이 보내준 냉동 쭈꾸미나 반찬집에서 3,500원 하는 국으로 연명하고 있다. 물론 이 또한 누군가에겐 안정된 삶일 수 있지만 회사의 내 생활과는 너무 상반되기에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회사로 돌아간다면
만약 회사로 돌아간다면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직무부터 선택하거나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을 정리해보자면, 네이버 온라인 광고 4년 & 다음 온라인 광고 2년 & 페이스북, 인스타 광고 쪼끔인데.. 또 뭘 했고 뭘 할 수 있더라. 이제껏 브랜드는 4개를 만들었고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낸 것은 2개다. 현재 하나는 위태롭고 하나는 내 손을 떠나 안정기를 맞고 있다. 흠.. 브랜드를 만들어 본 경험 정도랄까나.
무자본 창업을 하며 이런저런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공부하고 노가다질 했었다. 물론 이 노가다질은 현재도 유효하며 진행 중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다음 상황을 생각할 수 있는 회사로 돌아가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의 생활은 그래도 마땅한 챌린지 정도는 주어지니까. 아무래도 일하는 것에 수동적인 성향도 있는 듯하다. 매번 능동적으로 일해왔다고 자부했지만 지금에야 되돌아보니 수동적이었나.. 혼란스럽네.
아직 한 발 남았다
신생 브랜드도 하나 만드는 중이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앞서 말한 여러 개의 브랜드를 말아먹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도 하며 쌓은 노하우를 털어낼 마지막 브랜드이려나. 항상 시작하기에 앞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이번만큼은 성공의 한 계단이 될만한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며 한편으론 '이게 망하면..' 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 한 발 남았지만 자영업자&사업자는 하루하루가 생존이란 말이 어느 때보다 와닿고 있다.
이번은 꼭 잘 되었으면 하고 더욱더 잘 되길 바라고 더더욱 성공할 것이다. 시작 단계에서 주저앉거나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면 결국 똥 밖에 안 남는다. 이 똥도 잘 먹고 긍정적으로 싸야지, 초장부터 망친다면 설사 밖에 안 된다. 갑자기 똥 얘기가 나오니 또 고양이가 떠오른다. 역시나 오늘도 나만 고양이 없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