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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 커피 Oct 11. 2019

괌- 17개월 아기의 첫 해외여행

첫째 아이와 함께 한 우리 부부 최초의 아이와 해외여행

오래된 이야기지만 우리 부부가 아이와 함께한 첫번째 해외여행에 대해서도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기에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미 두돌 전 아기의 비행기 여행과, 두돌 전 아기의 리조트 여행에 대해서는 별도 글로 작성한 적이 있다.


2008년 5월, 두돌을 앞둔 첫째 아이를 데리고 해외여행, 리조트여행을 한 번 가보고 싶던 차에, 마침 내 어머니의 환갑도 있고 하여 우리 세식구와 어머니, 그리고 결혼 안 한 여동생까지 다섯 명이서 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처음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해외로 나간 여행이며, 역시 당시 17개월 짜리 딸을 데리고 처음 나간 해외여행이기에, 준비 과정에서 네이버 카페 '아이와 함께 여행을'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서 나갔다. 지금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카페이니, 어린 아이와 여행을 준비하시는 부모라면 한번 들려서 소중한 정보 많이 얻으시기를 바란다. 일정은 4박 5일, 숙소는 괌 웨스틴 호텔. 마침 일본 황금연휴와 겹쳐서 항공가격 뿐 아니라 웨스틴 호텔 가격까지 비싼 시기라서 비용은 많이 들었다. (이래서 여행은 비수기에 해야 좋다 ㅠㅠ)



1. 항공편 - 대한항공


하나투어 자유여행 상품으로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다. 카페에서 들은 조언대로 며칠 전에 대한항공에 직접 전화를 했는데, 베시넷은 개인여행객들이 이미 다 확정을 받아놓아서 단체여행객은 확보하기 힘들거라는 답변.(현재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2008년의 이야기이다.) 뭐 하지만 우리 딸이 우량아라 어차피 당일날 베시넷을 안 태워주셨을 것 같긴 하다. (대한항공 기준 11kg까지로 알고 있다) 출발 수속할 때도 확인 결과 베시넷 없다고 해서 좌석 블럭요청을 했다. (만석이 아닌 경우 유아 동반 부모의 옆자리를 비워주는 것). 하지만 이것도 비행기 좌석이 거의 full이라 확답은 어렵다고, 하지만 일단은 5자리 붙은 좌석에 가운데 한자리를 일단 비워주셨다. 결국 그 자리에 마지막까지 아무도 탑승을 안해서 우리 애기 한 자리 차지하고 갔다. 운이 좋았다. 키즈밀은 여행사에서는 갈 때는 짜장면 예약됐지만 올 때는 유아식이라고 해서 좀 황당했는데, 항공사에 직접 전화하니까 올 때도 키즈밀 팬케익으로 변경해주었다.

 

비행기에서는 기압 변화가 심한 이착륙 시 아이가 괜찮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우리 아이는 물 마시다 말다 하면서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그것보다는 잠을 안자서 고생을 했다. 뒷 좌석 남자 어르신이 우리 아이 때문에 잠 깼다고 웃으면서(다행히....)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죄송한지. 아이가 본격 잠투정을 할때는 업고 기내를 돌아다녔다, 평소에도 그 방법이 가장 잘 먹혔기에. 그런데 그 용도로 쓰려고 준비한 아기띠는 깜빡하고 부치는 짐에 넣고 부쳐버렸다는 -.-;; 여러분은 실수하지 마시고 꼭 기내에 갖고 타시길. 아래는 결국 잠든 우리 딸 사진 ^^


유모차를 밀고 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들어갈 수 있고, 마지막 순간에 받아서 수화물로 부쳐주신다. 내리는 공항에서는 반대로 내리는 순간에 미리 가져다 도착 통로에서 건내준다. 그런데 유모차가 많아서인지 꺼내는 시간이 한참 걸리긴 했다. 엄청 늦게 나와서 유모차를 그냥 짐으로 부칠 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되었다. 우리 아이가 유모차를 잘 안 타는 아이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유모차 잘 안 타는 애기의 경우는 한 번 고려해보시길. 그렇지만 괌에서 한국 올 때는 공항에서 유모차를 요긴하게 썼다. 출발이 늦은 시간이라 아기가 유모차 안에서 잤기 때문이다.

 


2. 숙소 - 웨스틴 괌  (Westin Guam)


숙소인 웨스틴 괌. 기대만큼 딱 만족했다. 킹사이즈 침대는 정말 넓어서 아기와 셋이 뒹굴거리며 편하게 잤다. 푹신하고 뽀송뽀송한 이불과 풍부한 베개들이 좋았다. 픽업해주신 가이드님 말로는 괌에서 여기 침대가 가장 좋다고 한다. 베개는 아기 잘 때 떨어지지 않게 막는 용도로 잘 썼다.^^ 아기 침대를 호텔에 미리 신청했는데 키 88cm 정도인 아기를 침대에 넣었더니 아기가 움직일 여유공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빨래 걸어놓는 용도로 주로 이용했다. 침실 내부 공간은 넓지도 좁지도 않게 딱 좋았다. 화장실은 넓직하니 좋았다. 그런데 방위치에 따라서 구조가 조금씩 다르긴 했다.

웨스틴 괌 야경

우리 방은 숫자로 6층이었는데 로비 바로 윗층이었다. 그런데 창밖을 보니 실제로는 버스가 다니는 지상층이었다. 허걱... 혹시나 프론트에 물으니 방이 full이라고 바꿔줄 수 없다고. 역시 여행은 비수기에 ㅠㅠ


웨스틴에서는 돼지코(미국의 100V를 한국식 220V 전기 플러그로 연결해주는...)를 무료로 빌려주었다. 영어로 돼지코를 뭐라고 하나 잘 몰라 버벅였는데 adapter라고 하니까 알아들었다. 처음에는 어디서 들은게 있어서 transformer라고 했더니 변압기(이른바 '도란스')를 가져다 주더군-_-;;


호텔 아침부페는 큰 기대를 안해서 그럭저럭 괜찮았다. 아이는 수프류 즐겨 먹었고, 미소된장에 두부랑 밥, 빵도 먹었다.

아기의 아침식사

밥 먹고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수영장이 있다. 어른 풀이지만 보행기 튜브타고 같이 노니까 좋았다. 유아 풀도 따로 있지만 아기에게는 어차피 발 안 닿는건 마찬가지라 그냥 어른풀에서 튜브 태워 같이 놀았다. 또, 수영장에서 옆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바다이다. 좋았던 것은, 타월과 구명조끼는 수영장 쪽 대여소에서 무료로 빌려주고, 바다로 내려가면 대여소에서 모래놀이 셋트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잔잔한 물결의 해변이 바로 앞이라 좋고, 수영장도 있어 아기 데리고 놀기는 최고였다.

수영장과 바로 앞 해변 모두 좋았다
수영장 쪽 엘리베이터를 타면 투명 유리를 통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가 있다.

웨스틴은 위치도 참 좋았다. 바로 앞에 ABC 마트에서 물건 사기 편하고, 크록스 상점도 있고, 카프리쵸사도 있고, 근처 한식당도 있고, DFS 갤러리아도 걸어서 가능한 거리고 마크로네시아몰도 버스로 금방이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건드린 적 없는 미니바를 이용했다고 청구서가 나왔던 사건만 제외하면 ㅋ (다행히 돈을 내지는 않았다.)




3. 일정


여행 일정을 세워 보았지만 아기와 함께 여행이란 계획대로 하는게 힘들었다. 그래도 여행은 늘 좋다!


첫째 날 - 호텔 수영, 한식당(점심 겸 저녁), 마이크로네시아몰 쇼핑, 웨스틴 앞 ABC 마트 쇼핑

둘째 날 - 한인 성당 미사(점심 식사까지), 렌터카 드라이브(사랑의 절벽, 리티디안 포인트), 호텔 수영, 카프리쵸사(저녁)

셋째 날 - K마트, 한식당(점심),호텔 수영, 론스타(저녁), DFS 쇼핑

 

아이와 함께는 호텔 수영장에서 혹은 앞 바다에서 놀고 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름다운 곳 찾아 드라이브 많이 못했어도 아쉬움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아울렛 쇼핑 마음껏 못한 것은 많이 아쉬웠다 ^^;;

웨스틴 괌 호텔에서, 아기

4. 렌터카


당시 꽤나 잘 운영되던 여행 사이트인 아쿠아(http://www.aq.co.kr/)를 통해 렌터카 업체를 찾았으나, 지금은 접속이 되지 않는 듯. 아쉽다. 한국에서 예약금 내고 미리 예약하고 갔다. 카시트, 스노클링 장비 2 세트, 아이스박스, 돗자리 등을 무료로 대여해주었다. 차도 예약한 차보다 한 단계 높은 SUV차로 대여해주어서 공간도 넓고 짐 넣고 꺼내기도 좋았다. 안 좋은 후기도 봐서 걱정했었는데 우리는 좋았다. 마지막에 일정에 쫓겨 급하게 반납하느라 주유소를 못 찾아 그냥 갔는데 기름값은 20달러 냈다. 물론 내가 직접 주유를 했으면 더 싸게 했겠지만 가끔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더 쓰게도 된다, 특히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말이다.

괌은 미국 땅인데 정작 렌터카는 일본차를... 도요타 RAV4

4. 한인 성당 미사


여행 일정에 일요일을 끼고 갔고, 독실한 신자이신 어머니와 함께이기에, 관광에 나서기 앞서 주일 미사를 드렸다. 괌 한인 성당 홈페이지에서(http://guam.catb.kr) 미리 미사 시간과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어 비교적 쉽게 찾아갔다. 오전 10:30에 주일미사가 있고, 시내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는 곳이라 렌터카 없이는 가기 힘들 것 같다. 큰 길에서 한인성당이란 표지판을 따라 비포장 도로로 조금 갔다. 한적한 곳에 하얀색 예쁜 건물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야외에 작은 애들 놀이터도 있었다.

활짝 웃는 예수님, 괌 한인 성당

한인 교우분들이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라니까 다들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좋았다. 미사 후 강당에서 다들 식사를 하는데, 여기 교우분들은 약간의 돈을 내고 드시지만 우리는 손님이라고 무료로 주셨다. 감사해라, 이런 환대를 다 받다니^^ 그리고 유아실이 따로 있어서 차 안에서 잠든 아기는 유모차에 옮겨 미사중에 유아실에서 있었다.



5. 드라이브 (사랑의 절벽, 리티디안 비치)


미사 후 드라이브할 만한 시간도 별로 없고 아기도 물놀이를 더 좋아라 해서 결국 꼭 가고 싶었던 사랑의 절벽과 리티디안 비치만 다녀왔다. 사랑의 절벽은 표지판이 잘 되어있어 찾기가 편했다. 경치가 좋아서 한 번 돌아보며 사진찍기 좋았다. 그런데 어쩌면 입장권 뒷면에 있다는 카프리쵸사 라이스크로켓 무료 쿠폰때문에 기필코 가려고 한 건지도 모르겠다 ㅎㅎ


전망대에 올라 바다, 하늘을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17개월 우리 딸도 즐기는 괌의 바다 풍경!
연인의 절벽에서 숙소가 있는 시내 쪽을 내려다 본 풍경.


다시 차를 타고 리티디안 포인트로 출발했다. 그런데 길을 잘 못찾겠더라. 표지판도 잘 없고. 빙빙 돌며 헤매다가 겨우겨우 찾아갔다. (그렇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ㅋㅋ) 아무튼 도착해서 주차는 카페의 다른 분들 후기의 조언처럼 최대한 바닷가로 차를 몰고 가서 했다. 나무 사이 공간에 1,2대씩 계속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렇게 도착했는데 우리 딸은 낮잠을 즐기고 있다-_-; 그리고 햇볕이 너무 뜨겁고 더워서 밖에서 돗자리 펴고 놀기도 좀 그랬다. 차에서 자는 아이를 지키느라 2교대로 발 담그고 사진 몇 방씩 찍고 왔다. 차를 타고 나온만큼, 바닷물이 정말 깨끗하고 경치도 예뻤다. 하늘이 맑고 백사장이 너무나 하얘서 눈이 부실 정도. 선글라스 없이 눈을 뜨기 힘들었다. 호텔에서 바다 접근이 쉽지 않은 경우 여기서 몇 시간 놀고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너무나 맑고 깨끗했던 리티디안 비치. 약간 거리가 있고 찾아가는 길이 어렵긴 했지만 보람이었었음.



6. 기타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다보니 우리끼리 갈 때는 절대 안가던 한식당을 자주 가게 되었다. 괌에 교민이 많고 한국 관광객도 많이 오다보니 한국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제대로 된 한식을 파는 한식당이 많았다

평소 여행에서는 즐기지 않는 쇼핑이지만 이곳은 괌이니만큼 잠깐씩 쇼핑도 했다. 미국 브랜드 옷, 신발들이 아주 저렴해서 쇼핑할 맛이 났다. 한국에서 한국 브랜드 옷, 신발 사는 것보다도 훨씬 싼 수준이니 말이다.

마이크로네시아 몰
물론 내가 사랑하는 맥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아이와 함께하는 첫번째 해외여행, 괌. 딱 한번 차 몰고 연인의 절벽, 리티디안 비치 다녀온 것 빼면, 호텔에서 물놀이 하고, 쇼핑 다닌 것이 거의 전부였다.(아기 데리고 움직이는게 정말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이가 우리와 함께 즐거워했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같이 즐거워할 수 있어서 뜻 깊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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