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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부 Oct 31. 2018

피해야 할 때 피할 줄 아는 그림일기

'헤엄치지 못 하는 사람이 물가를 피하 듯'
















































그럴 때 있잖아요. 진짜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이 눈 앞에 놓였을 때 말이에요. 피할 길도 없어 보이고, 모른 채 하거나 못 하겠다고 해 버리자니 왠지 한심한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 같은 그런 순간.


어쩌면 그 순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세상에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이 나중엔 밑거름이 될 테니 잘 견뎌내면 된다.’ 라는 말로 나 자신을 채찍질 하며 순간을 이겨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나 가끔은 ‘이렇게나 하기 싫은데 굳이 해야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그 일을 해냈다고 해서 딱히 보람차거나 대견 하지도 않습니다. 미래에도 그저 끔찍한 일로 회상 될 뿐이지요.)


이렇 듯 우리는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때론 세상이 정해놓은 가치와 기준에 부응하기 위해 삶을 살아가곤 합니다. 다른 사람도 다 했으니 나도 해내야만 한다는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선 말이죠. 하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진 장점과 재능이 다르듯 약점과 연약함 또한 다릅니다. 그렇기에 죽기 살기로 피하고 싶은 일은 내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에게 있어 연약한 부분일 뿐입니다.


헤엄치지 못 하는 사람이 물가를 피하 듯, 때때로 우리는 나의 연약한 부분을 인정하고 무언가로부터 피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이들은 나의 연약함을 두고 ‘남들 다 하는걸 왜 못하냐. 유별나다.’ 라며 비난할지 모르겠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죽도록 하기 싫은 일도 나의 연약함을 짓밟으며 꿋꿋히 해내야만 마치 멋있고 철들어 보이는 이 세상에서 하기 싫은 일을 과감히 피해 보는 것도 꽤나 멋있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억지로 한다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니까요.


“ 저는 그 일 못하겠어요. 아니 안 할래요. "





*  Instagram : grim.gle_dubu (클릭하면 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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