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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단단 Jun 09. 2021

6월의 첫날은 붉은 산딸기 같았다

사직서를 내다


드디어 사직서를 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사직서를 여러 장 뽑았는데 품 속에만 고이 간직했다가 유월의 첫날에. 잎사귀의 푸르름과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의 초입에. 사직서를 내고 말았다.



3년을 앞두고 낸 사직서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목표를 위해 과감하게 냈다. 급성기 병원에서 다시 수련하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길게 1년 정도는 간호보다 작가의 끈을 잡고 프리랜서로 일하며 글을 쓰고 싶다.

 앞으로 글과 관련된 모임이나 영화 담화 모임 같은 온/오프라인 소셜 링도 적극적으로 열 계획이다. 책방과 나만의 개인적인 일을 해놓고 또다시 미련이 없을 때 궁여지책으로 또 다른 일을 알아봐야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 선택지에 비해 , 그리고 졸업 후 쭉 큰 병원에서 존버 하고 있는 우리 동기들에 비해서 한참 더 노력해야 하지만 또 다른 신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유월의 첫 주에 엄마가 가져온 산딸기를 오물오물 씹어먹다가 올해 유월은 산딸기 같은 맛이로구나 했다.

새콤한 줄 알았는데 그저 그렇던 산딸기처럼.

사직서 내기까지 얼마나 벌벌 떨고 눈치 보면서 타이밍 재야 했는지.

근데 막상 내니까 별거 없다.  산딸기도 그냥 먹다가 즙이 터지기에 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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