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과 항산화 성분이 배가되는 '냉동이 답'인 식재료들
여름이 깊어질수록 주방의 공기는 점점 무거워진다. 장마철의 눅눅함과 한여름의 뜨거운 숨결이 뒤섞이면, 아침에 싱싱했던 채소도 저녁이 되기 전에 힘을 잃고 고개를 떨군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늘 ‘신선한 게 최고’라 믿어왔지만, 알고 보면 이 법칙을 가뿐히 뛰어넘는 식재료들이 있다. 냉동실에 들어가는 순간, 오히려 더 건강해지는 반전의 주인공들 말이다.
두부가 그 대표다. 차갑게 얼렸다가 녹이면, 수분이 빠져나간 자리에 작은 구멍들이 생긴다. 그 속에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칼슘이 고스란히 남아, 마치 농축된 영양 덩어리로 변신한다.
식감도 놀랍다. 부드럽던 두부가 고기처럼 쫄깃해져서, 양념을 꾹꾹 머금고 찌개 속에서 깊은 맛을 낸다. 처음 얼린 두부로 요리를 했을 때, 그 ‘씹는 재미’에 감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블루베리도 그렇다. 슈퍼푸드라 불리는 이 작은 열매는 얼리면 오히려 항산화 성분이 늘어난다. 얼음 결정이 세포벽을 부수면서 안토시아닌이 더 잘 흡수되도록 돕는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여름 아침마다, 냉동 블루베리를 한 줌 꺼내 요거트 위에 뿌린다. 시원하게 톡 터지는 그 순간, 세포까지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브로콜리는 조금의 손질이 필요하다. 상온에 두면 금세 노랗게 변하지만,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얼리면 신선한 색과 식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블랜칭이라는 이 과정은 마치 ‘시간을 멈추는 버튼’을 누르는 것 같다. 덕분에 냉동실 속 브로콜리는 언제 꺼내도 싱그럽다.
마늘과 견과류는 산패와의 싸움에서 냉동이 최고의 무기다.
마늘은 소분해 얼려 두면 향이 오래 살아 있고, 견과류는 바삭함을 1년 가까이 지킬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이 작은 습관 하나가 곰팡이 독소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모든 식재료가 냉동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수분이 많거나 지방이 많은 음식들은 냉동실에서 제 빛을 발한다.
여름날의 주방 한쪽, 그 차가운 공간은 단순한 저장고가 아니라, 영양과 맛을 지키는 비밀스러운 보관함이다. 올여름, 냉동실 속에 이런 ‘숨은 영웅들’을 하나씩 채워 넣어 보자.
당신의 식탁이 더 건강하고 든든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