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단계로 완성하는 오므라이스
어릴 적 외식 메뉴판을 펼치면 늘 망설임 없이 손가락이 향하던 메뉴가 있었다. 고소하게 볶은 밥 위에 노릇한 달걀 이불이 포근하게 덮이고, 그 위로 새콤달콤한 소스가 흐르던 오므라이스.
그 접시 하나에 얼마나 많은 설렘이 담겨 있었는지, 지금도 그 맛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 오므라이스를 이제는 집에서도, 그때보다 조금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딱 세 단계만 기억하면 된다. 소스를 만들고, 밥을 볶고, 마지막으로 계란을 부쳐 덮는 것. 누구나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여유로운 주말의 작은 프로젝트다.
가장 먼저 시작할 건 소스다. 볶음밥과 달걀의 조화를 감싸줄 이 소스는 단순한 케첩 맛에서 벗어나 더 깊은 풍미를 품고 있다. 팬에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천천히 볶아 루를 만든다.
여기에 스테이크 소스와 케첩을 같은 비율로 넣고, 양배추즙을 더해 감칠맛을 살린다. 하이라이스 분말과 올리고당, 매실 진액까지 더해지면, 색감도 맛도 한층 풍성해진다.
다진 마늘과 물을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졸이다 보면, 금세 윤기 나는 소스가 완성된다. 너무 급하게 끓이면 밀가루가 뭉칠 수 있으니, 조급함은 잠시 내려두는 게 좋다.
그다음은 볶음밥. 오므라이스의 중심을 이룰 밥이니, 정성스럽게 볶아야 한다. 냉동 새우는 소주 한 스푼으로 해동하면 비린내도 잡고, 해동 속도도 빨라진다.
잘게 다진 대파와 양파를 준비한 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를 먼저 볶아 파기름을 낸다. 파향이 퍼지기 시작하면 양파와 새우를 넣고 볶는다.
새우가 분홍빛을 띠면, 차가운 즉석밥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따뜻한 밥보다 차가운 밥이 더 고슬고슬하게 볶이는 건 오래전 요리를 배우며 깨달은 작은 팁 중 하나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둘러주면 고소한 향이 퍼진다. 밥만 따로 먹어도 훌륭할 만큼 맛이 꽉 찬다.
이제 마지막 단계. 오므라이스를 오므라이스답게 완성해주는 부드러운 달걀 이불. 달걀 네 개에 소금 한 꼬집, 그리고 소주 한 스푼을 넣어 고루 풀어준다.
팬을 달군 뒤 최소한의 기름만 두르고, 달걀물을 넓게 붓는다. 중약불에서 표면이 슬쩍 익을 때쯤, 볶음밥을 중앙에 올리고 반으로 조심스레 접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달걀이 너무 익지 않도록 하는 것. 살짝 덜 익은 듯 말아야 속은 촉촉하고 겉은 매끄럽게 유지된다. 혹시나 모양이 매끈하지 않아도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가 조금 전 정성껏 만든 소스를 넉넉히 끼얹으면, 그 자체로 이미 완성이다. 그릇 위에 담아내는 순간, 한 접시의 추억이 다시 눈앞에 놓인다.
어쩌면 오므라이스란 이름은 단순한 요리명이 아니라, 어린 날의 설렘과 따뜻한 마음을 담은 작은 상징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 기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집에서 오므라이스 한 접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부엌에 퍼지는 파기름 향과 달걀의 노란색이 당신의 하루를 포근하게 감싸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