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바스를 5분 만에 완성하는 비법
한여름, 바질이 가장 싱그러울 때면 늘 고민이 생긴다. 이 향긋한 계절을 오래도록 붙잡아 둘 수는 없을까.
부엌 한편에 놓인 작은 화분에서 바질잎을 따며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이 ‘바질오일큐브’는 참 괜찮은 해답이 될 수 있다.
찰나의 여름을 큐브 안에 고이 담아두는 일. 덕분에 겨울의 어느 날에도 부엌에 그 초록의 향이 다시 피어난다.
이 큐브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디테일이 있다. 바로 향을 지키는 방법이다. 바질은 고속 믹서에 갈기보다, 잘 드는 칼로 곱게 다져야 한다.
열에 민감한 허브는 조금의 무심함에도 풋내를 품게 된다. 바질 80g을 천천히 다져 실리콘 얼음틀에 반쯤 담고, 올리브오일을 흘려 채운다.
한 줌의 소금도 곁들이면, 시간이 멈춘 듯 향과 맛이 잠든다. 하룻밤 냉동실에 눕혀두면, 어느새 근사한 시즈닝이 완성된다.
이 큐브가 진짜 힘을 발휘하는 순간은 요리할 때다. 감바스를 만들고 싶다면 팬에 큐브 4개를 넣고 약불로 천천히 녹이는 것부터 시작된다.
마늘 10쪽을 편으로 썰어 넣으면 오일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벌써 기대를 부른다. 새우와 방울토마토를 얹고, 토마토의 자른 면이 팬에 닿도록 살포시 놓는다.
이 작은 디테일 하나가 토마토의 단맛을 극대화한다. 페퍼론치노 몇 개와 후추만 더하면 끝. 따로 소금을 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큐브 안에 이미 간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우가 고운 주황빛으로 변하면, 따끈하게 구운 바게트를 곁들여 상에 올린다. 바질과 올리브오일의 향이 스며든 오일에 빵을 푹 찍어 먹는 그 한입은, 바쁜 하루 끝에 도착한 지중해의 한 모퉁이 같다.
이 큐브는 파스타와도 참 잘 어울린다. 삶은 면 위에 올려 볶기만 해도, 별다른 재료 없이도 향긋한 오일 파스타가 완성된다. 닭가슴살이나 채소를 볶을 때도 마찬가지다.
양념 고민 없이, 한 조각의 큐브로 맛과 향, 기름의 역할을 모두 채워준다. 그런 점에서 이 큐브는 마치 부엌 속 작은 마법 상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