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원 표 ‘구운 쑥 인절미’ 레시피
초록이 짙어지는 7월의 어느 날, 문득 지난 계절의 향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쑥의 쌉싸름한 향, 한 줌만 있어도 부엌 가득 퍼지던 그 내음은 유독 마음 한구석을 건드린다.
다행히도 지난봄, 부지런히 데쳐 냉동해 둔 쑥이 있다면 오늘은 그 봄의 조각을 다시 꺼내볼 차례다. 찬또셰프 이찬원이 소개한 '구운 쑥 인절미'는 계절의 경계를 넘어, 여름의 식탁 위에 봄을 피워낸다.
먼저 냉동 쑥은 천천히 자연 해동해도 좋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낸 후 잘게 썰어준다. 생쑥이라면 소금을 조금 넣은 물에 3분쯤 데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파릇한 색과 향이 더 선명하게 살아난다. 다음은 찹쌀밥의 차례. 따끈한 찹쌀밥에 썰어둔 쑥을 넣고, 소금과 설탕으로 취향에 맞게 간을 해가며 절굿공이로 정성껏 찧는다.
이 과정이야말로 봄의 향과 여름의 고소함이 만나 쫀득한 식감으로 태어나는 마법의 시간이다. 찧다 보면 어느새 손끝에 묻는 온기가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잘 찧은 반죽은 한 주먹씩 떼어 동글납작하게 빚어준다. 이제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불로 예열한다. 들기름 특유의 구수한 향이 퍼지기 시작하면 빚어둔 쑥떡을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낸다.
이때 타지 않도록 자주 뒤집어가며 7분 정도 정성껏 구워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인절미가 완성된다. 누룽지처럼 고소한 겉면과 쑥의 향이 가득한 속살은 그야말로 ‘겉바속쫀’의 진수다.
막 구워낸 쑥 인절미는 그 자체로도 따뜻하고 든든하지만, 여기에 꿀이나 조청을 살짝 뿌려보면 또 다른 풍미가 열린다.
고소한 들기름과 쑥의 향, 그리고 꿀의 달콤함이 입안에서 하나로 녹아내릴 때, 그 조화는 마치 봄날 오후의 산책처럼 은은하고 감미롭다.
볶은 콩고물을 곁들이면 포만감은 물론, 그 고소함이 더욱 깊어진다. 바쁜 아침의 든든한 식사로도, 오후의 허기를 달래는 건강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혹시 남았다면 냉동해 두었다가, 전자레인지에 30초만 데워보자. 봄날의 쑥 향이 다시 피어오르며, 방 안 가득 계절을 소환한다. 오늘은 냉동실 속 봄나물 하나로 여름의 오후를 따뜻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