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덕한 식감과 상큼함이 살아 있는 블루베리 크림치즈 만들기
주말 아침, 햇살이 부엌 바닥에 살포시 내려앉는 시간. 따끈하게 구운 베이글 한 조각 위에 퍼올린 꾸덕하고 향긋한 블루베리 크림치즈는, 그 자체로 여유롭고도 특별한 시작이 되어준다.
더는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 냉동실 속 블루베리와 차가운 크림치즈, 그리고 전자레인지 하나면, 집에서도 그 부드럽고 깊은 풍미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이 크림치즈의 비밀은 블루베리에서 시작된다. 냉동 블루베리를 내열 용기에 담고 전자레인지에 2분씩, 총 4번. 중간마다 저어가며 8분간 조리하면, 과즙은 천천히 증발하고 향은 농축된다.
수분이 날아간 자리엔 잼처럼 진한 블루베리 콩포트가 남고, 이 콩포트는 이 크림치즈의 향과 맛을 책임지는 주인공이 된다. 다만, 식히는 걸 서두르면 안 된다. 충분히, 완전히 식혀야 꾸덕한 질감이 무너지지 않는다.
다음은 크림치즈의 시간. 상온에 살짝 둔 크림치즈 200g에 슈가파우더 세 큰술을 넣고, 주걱으로 조심스럽게 접어가며 섞어준다. 거품기로 세차게 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치즈의 유지방이 열에 의해 분리되지 않도록, 마치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감싸듯이, 천천히 안쪽으로 안아 올려야 한다. 크림치즈가 꾸덕함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상태를 잃지 않게 말이다.
여기에 앞서 식혀 둔 블루베리 콩포트를 조심스럽게 넣고, 색이 은은하게 퍼질 정도로만 가볍게 섞어주면, 드디어 완성이다.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잠시 쉬게 해두면, 시간이 조금 더 이 크림치즈를 완성된 풍미로 이끌어준다.
이 크림치즈는 베이글과 함께할 때 가장 빛난다. 따끈한 베이글 위에 한 스푼 듬뿍 얹어보자. 크림치즈는 베이글의 온기에 천천히 녹고, 블루베리의 상큼한 향이 부엌 안을 감싼다.
짭짤한 크래커 위에 살짝 올려 단짠 조합으로 즐겨도 좋고, 잘 익은 사과 조각이나 바나나에 발라내면 홈카페 부럽지 않은 디저트가 된다.
불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해지는 레시피. 가끔은 이런 단순하고도 풍성한 조합이, 하루를 완전히 달리 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