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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Aug 03. 2020

캐나다에 살다 보니 한국을 생각하면 그리운 5가지

나 홀로 캐나다에서 살며 한국이 베스트라고 느끼는 순간들.


나 홀로 캐나다에서 살게 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한국에서는 사실 내가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 여러 가지 마음 쓰이는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너무나 그리운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5가지를 추려볼까 한다.









1. 건강 시스템


팬데믹을 통해 이제는 전 세계가 알게 된 한국의 보건 복지 시스템. 계속 한 곳에서 살다 보면 그 편리함을 모를 수도 있는데 정말 세계 최고라 할 만하다. 맹장염 때문에 급히 응급실에 갔는데 바로 그다음 날 수술을 할 수 있는 나라라니.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노노 엄청난 일이다. 그리고 진짜 모든 의료진분들은 다 나이팅게일이다. 특히 간호사분들.. 진짜 너무 감사합니다.


여기서는 병원에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다. Walk in Clinic이라고 해서 동네 클리닉 같은 곳이 있긴 한데 가면 일단 30분 이상 대기는 기본. 대기시간이 엄청나게 긴데, 한 예로


아는 사람이 축구를 하다가 발이 부러져 대학 병원에 갔는데 10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던 사건이 있었다. 간호사에게 지금 우리 10시간 기다렸다 언제 진료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10시간 밖에! 안 기다렸네"라고 말했다고.


아, 그리고 가격. 사랑니 3개를 빼는데 거의 200만 원이 들었다면 믿기시는지..

아프기 때문에 서러운 것은 혼자 살기 때문만은 아니란 사실..






2. 공공기관 일처리 속도

아마 북미권에 살고 있는 사람이면 공감하고도 남을 토픽일 것이다. 공공기관과의 서류 전쟁..


한국에서 여권을 연장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일단 대기 시간도 매우 짧았고, 2주도 안됐는데 이미 배송 완료였다.


캐나다에서 시민권 신청을 하려고, 아침에 서비스 센터 여는 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이미 줄이 엄청 길게 서있었다. 왜 다들 이렇게 일찍 가냐면.. 얼마나 느린지를 알고 있기 때문. 프로세스 타임이 생각보다 느리다.  장장 1시간을 기다려 들어가서 겨우 신청을 완료했는데 내 곁으로 오는 데에만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이 정도도 빨리 온 거라도 얘기를 하는 편.


시민권 신청 스토리를 풀려면 진짜 끝도 없는데, 중간에 한번 서비스 캐나다에서 내 중요한 서류들을 통째로 잃어버려서 '그럼 어떡해?'라고 했더니 '다시 신청해야지 서류 다시 준비하고!'라고 말하며 미안하다는 말조차 없었다.... 세상 이렇게 서러울 수가..





3. 편리한 대중교통


한국을 뛰어넘을 나라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 중 하나. 넘사벽. 솔직히 지하철이랑 버스로 못 가는 곳이 없다. 시간에 딱딱 맞춰서 잘 오고 눈이 오건 비가 오건 캔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조금만 늦어도 친구들은 불평을 했었는데 난 전. 혀. 그 정도는 늦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


캐나다 빅 3 도시에 다 살아본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대중교통이 매우 불편했다는 점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무조건 딜레이 되고 노선이 2개밖에 없는데 주말에 한 노선의 거의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셔틀을 운행하는데 셔틀에 사람들을 밀어 넣듯이 넣기도 하고 줄을 엄청 서야 한다.


여러모로 버스와 지하철에 당한 것이 많은 1인.






4. 음식/배달/장 보기



일단 다양한 개인 카페도 많고, 오래 앉아서 노닥 거리기 딱이며, 맛에 대한 연구도 탁월한 나라다. 마카롱 같은 것만 봐도 인절미, 흑임자, 돼지바.. 아니 이런 맛들은 대체 누가 구현해내는 것인가! 게다가 배달 24시간인 곳도 넘쳐나고, 배달 어플도 잘 되어있고, 정말 금방 온다.

장도 요즘은 인터넷으로 보고 당일에 온다니! 혁명이야.


캐나다도 배달 서비스가 요즘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건 팬데믹을 겪으면서 더 활발해진 것일 뿐, 원래는 정말 거의 없었다. 배달 수수료도 크다. 일단 세금도 높고. 인터넷으로 장을 보면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도 여기저기 생기고는 있는데 돈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주문해도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 배송비 진짜 너무해.





5. 가족들

그 무엇보다 그리운 것은 우리 가족들. 다들 건강하게 잘 계시는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가족들의 빈자리가 내게 얼마나 큰 지가 느껴진다.

후... 보고 싶은 내 편들. 내가 가족들의 대소사를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항상 많은 이야기들을 놓친다는 게.

마음에 많이 걸린다. 심지어 시기가 이렇게 되면서 가족들을 보러 갈 수도 없게 되었다는 게 많이 슬프다.


언제쯤 다시 보러 갈 수 있을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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