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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Sep 17. 2020

#363 누텔라를 처음 맛보았던 그 순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초등학생때 종종 할머니 댁에 가서 주말에 한 밤씩 자고 오곤 했는데, 그러고 나면 어김없이 그다음 날 할머니표 아침을 맛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시간 갓 구워 겉이 알맞게 그을려진 토스트, 각종 과일(이 중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마당에서 직접 기른 과일이 있기도 했다.)과 방금 갈아낸 토마토 주스가 식탁에 올랐다.


그리고 대망의 어떤 아침, 할머니는 찬장에서 커다란 누텔라를 꺼내 주셨다. 할머니 집에서는 단 것을 자유로이 먹을 수 없었기에, 식탁에 누가 봐도 초콜릿인 것이 분명한 것이 올라온 일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손녀딸의 그 반짝이던 눈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 쯤 이마트에 처음 누텔라가 들어와서 할머니가 한번 사보신 모양이었는데, 초콜릿을 잼처럼 발라먹을 수 있다니.. 그때 나에게는 이런 센세이션이 따로 없었다.


그 때 당시에 썼던 일기도 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썼던 일기. 이건 까먹고 있었다. 몰래 손가락으로 찍어먹었었군.)



내가 좋아하는 페레로 로쉐 초콜릿을 만드는 회사 페레로가 만든 헤이즐넛 스프레드로 고열량으로 유명하다. 얼마나 설탕 농도가 높냐 하면 삼투 현상으로 세균이 말라죽는다고 한다. 그때는 이런 생각 없이 먹고는 했는데, 지금은 마트를 가면 항상 눈에 히나 카트에 차마 넣지 못하는 제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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