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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Nov 04. 2020

북미 유명 백화점들 면접 썰

캐나다 유명 백화점 세일즈 인터뷰 썰 풀어봅니다.

처음에 나는 다른 분야에는 정말 1도 관심이 없었고, 무조건 패션 쪽으로 일을 하고 싶었기에 리테일 세일즈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헤드쿼터로 바로 가기에 나의 모든 인턴 경력은 한국에서 이루어졌기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부분이 1차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물어보는 질문은 비슷했다. 


1. Tell me a little bit about yourself. 너에 대해서 간단히 말해봐.

2. Why did you apply to __. __(회사 이름)에 왜 지원했니?

3. Why do you think you are a good fit to this position? 이 포지션에 왜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니?


이 정도. 몇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서는 거의 외운 듯 말들이 튀어나와서, 한 손으로 걸레질을 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인터뷰 전화를 받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었다. 


내가 면접을 봤던 회사들은 매우 다양했다. 브랜드부터, 이커머스 회사도 있었지만, 가장 내가 인터뷰를 많이 봤던 곳이 바로 백화점들이었다. 3대 백화점 인터뷰를 다 봤는데 그곳들이 다 한국으로 치면 신세계, 현대, 롯데와 같은 곳들이었다. (그중 2곳은 미국 브랜드였지만.)


#1 여기는 B사의 Operation assistant 포지션이었다. 집에서 꽤나 먼 거리였는데 distribution centre라고 해서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모든 물건들을 업로드하고, 관리하며, 토론토 내 위치한 스토어들로 물건을 보내는 곳이었다. 건물 자체는 엄청나게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 같았는데 생각보다 건물도 깔끔하니 좋았었다. 나는 거기서 assistant operations manager와 operations manager 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분들은 너무 친절했고, 나는 이 곳에 오는데만 거의 2시간이 걸린 데다가 너무나 더운 날이었기에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인터뷰 후에 내가 하게 될 포지션의 업무들을 간단히 리뷰하고, 제품 포장을 도왔는데 정말 일이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다만, 이 포지션이 너무 하고 싶었던 마음 + 땡볕을 헤매었던 시간들이 합쳐져서 너무 많이 떨었던 것 같다. 뭐 보나 마나 탈락. 


#2 S사의 Assistant Manager에도 전화 인터뷰까지 성공해서 갔었는데, 명품만 취급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정말 공간이 럭셔리하고 너무 좋았다. 플로우에서 직접 세일즈는 하지 않지만, 세일즈 하는 분들을 도와주고, 매니저의 스케줄 등을 관리해주는 포지션이라 사무직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내가 명품 세이즈에서 일했던 경력이 좀 낮았던 터라 결국 여기도 잘 되진 않았다. 


#3 H백화점의 Sales Associate. 정말 경험을 위한 경력이다 생각하고 지원했었는데 급히 사람을 찾는 중이었는지 바로 연락이 와서 그 다음날 오피스로 찾아갔다. Assistant Manager와 Manager 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주는 것이 느껴졌다. 한 가지 지금도 기억에 남는 질문은 "네가 오늘 여기서 나갔을 때, 내가 너를 어떻게 기억하기를 바라니?"(When you walk out of this office today, how do you want me to remember you?) 그때 내 답은 아래와 같았다.


I hope you can remember me as 'a girl with a cute tassel earring'. My choice on my accessories and the look was intentional. (나는 네가 나를 귀여운 태슬 귀걸이를 한 여자애로 기억했으면 좋겠어. 오늘 액세서리 초이스와 옷들은 다 의도적이었거든!)


갑자기 왜 이 말이 생각났는지 모르지만, 나는 꽤나 당돌했던 것 같다. 그 대답을 듣고 매니저가 웃더니 꼭 널 기억할게 라고 했었다. 면접이 한두 번도 아니고, 대부분의 백인들이 앞에서 웃어주고 나서, 뒤에서 사람을 떨어뜨리는 것에 선수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묘하게 이 날은 좀 달랐다.


하루가 지났을까, 인사부에서 합격 이메일이 왔고, 거진 3주에 걸친 신규 등록 과정을 지나 나는 H백화점에서 세일즈 포지션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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