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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Jan 27. 2021

5. 나는 왜 돈을 쓰고 있는 걸까?

매일이 달라지는 생각, 나의 소비의 이면 알아보기 

여기서 말하는 소비는 필요 지출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소히 사람들이 욕까지 섞어가며 말하는 '홧김'지출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옷이나 화장품을 사고, 예쁜 것들을 걸치고 밖에 나가서 사진 찍기 좋은 음식점에 가는 게 하나의 힐링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걸 이해하는 이유는, 내가 굉장히 오랜 시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데 이것도 못써?'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무언가를 사지 못하거나, 먹지 못할 때, '내가 이거 먹으려고 돈 버는 거지, 내가 왜 참아?' 하는 생각으로 초라함을 밀어내고는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나에게 이런 말들은 다 나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 나쁜 습관을 감추기 위한 표면적인 변명이었다.


난 어릴 때부터 왕따를 많이 당했다. 

정확히는 괴롭힘인지도 모르고 호구 잡힌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런 일들을 여러 번, 여러 해, 겪으며 성장하다 보니 많은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게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나를 쥐고 흔들 때가 있다. 바로 내가 '무시당한다'라는 느낌이 들 때이다. 힘들었던 학교를 가깟으로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나는 무시를 당하는 게 못 견디게 싫어졌다. 실제 어떤 사람이 내 눈앞에서 어떤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뭔가 나를 아래로 보는 것이 느껴질 때 내가 느끼는 초라함에 숨이 막혔다. 그래서 돈을 쓰고, 나를 꾸몄다.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리고 그만큼 써서, 정말 누가 봐도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게 내 목표였다. 그때 당시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의 소비가 알량한 자격지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돈을 쓰는지 이유를 알고 나니깐 신기할 정도로 물욕이 사라졌다. 아마 이 시국도 한몫했겠지만, 존 리 대표님이 강연에서 자주 말씀하시는 것처럼 '부자처럼 보이려 하지 말고, 부자처럼 생활해라'라는 말을 가슴에 새겼고, 빈 껍데기였던 나 자신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눈치 보지 않고 하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공부하고, 겉에 보이는 것보다는 지식과 스킬에 집중하여 조금 더 쓰임 받는 사람이 되길 선택했다.


모두가 다 나 같지는 않겠지만 홧김에 지르는 간식 및 야식 비용들 또는 꾸밈 비용들의 이면에는 내가 몰랐던 나의 상처, 트라우마, 스트레스들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상처들은 자산이 많아져도, 내가 돈을 아무리 많이 써도, 해소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더 곪기 전에 스스로에게 솔직해져 보자. 


나는 왜 돈을 쓰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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