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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Feb 24. 2021

왜 캐나다에 남기로 했어?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살기로 한 이유

필자는 중학교 3학년 때 유학을 떠나 캐나다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다. 재학했던 고등학교는 캐나다의 국제 학교였기에 정말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다들 대학도 정말 다양한 나라로 가게 되었다. 미국이나 캐나다로 간 친구들이 가장 많았고, 그중에는 유럽이나 동아시아권으로 간 친구들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달랐다. 정말 많은 친구들이 고국으로 돌아갔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혼자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에 지쳐서였다.


나도 다르진 않았다. 어린 나이에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알게 모르게 외로움도 많이 탔고, 성격 형성에 있어서도 여러 영향을 받았다. 그럼에도 대학 학사모를 쓰기 몇 년 전부터 나는 캐나다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이 싫어서는 절대 아니다. 한국에서 했던 인턴 경험들은 너무 소중했고, 힘들었지만 좋았던 기억이었기에 두렵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나의 스킬들을 조금 더 높이 사줄 곳도 캐나다보다는 한국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남기로 했다.


1. 거주

여기서 학교만 다니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학교를 다니는 거랑 일을 하면서 내가 진짜 살아보는 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이야 가족들도 있고, 내가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여기에 남기로 한 것이 첫 번째였다.


2. 높은 급여

사실 생활비나 세금이 꽤나 높은 편이기에 한국과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연봉 하나만을 놓고 봤을 때는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중소기업만 하더라도 기본 연봉이 3천만 원 후반부터 시작하며, 대기업의 경우는 초봉이 5천만 원 이상인 곳이 대부분이다. 갈 때 가더라도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아서 가고 싶었다. 쓴 게 얼만데..?!


3. 워라밸

한국에서 일을 몇 번 해봤지만, 즐겁던 즐겁지 않던 워크 라이프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힘들었었다. 그나마 주말에만 좀 쉴 수 있었고 주중에는 일찍 퇴근할 때도 많이 없었지만, 그렇다한들 뭔가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었다. 근데 여기는 다들 워라밸을 중요시해서 그런지 일에서 회사 내에서 스트레스 관리를 나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의 회사들에서 일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4. 눈치게임은 No!

인턴이나 매니저고 할 것 없이 본인 일이 끝나면 퇴근을 한다. 아무도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입사 초기엔 내 슈퍼바이저나 매니저가 갈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나를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나이를 물어보는 것 또한 이 나라는 굉장히 실례라고 생각하기에 사생활에 대한 부분도 나름 철저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누군가는 정이 없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피곤한 일도 적다.




이 밖에도 자잘한 이유들이 있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가족들이 있기에 한국은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돌아가지 않을까?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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