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교정기를 채우자
고르고 가지런한 마음가짐
최근에 치아 교정을 시작했다.
분명 어렸을 때는 치아가 가지런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의사가 말하길, 잘못된 습관 때문이라고. 그대로 두면 더 틀어져서 부정교합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시급히 교정을 시작했다.
치아 교정은 이렇다.
1. 돈이 많이 든다.
2. 처음에 적응하기 어렵다.
3. 교정이 되기까지 오래 걸린다.
4. 궁극적으론 건강하고 예쁜 치아를 얻을 수 있다.
치아 교정을 한지 대략 한 달. 처음엔 씹는 게 아파서 죽만 먹었는데 이제 밥도 먹는다. 교정이 2년 걸린다는 사실도 의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꽤나 멋있는 깨달음을 얻었다.
마음가짐을 바로 잡는 일도 치아 교정과 다를 바 없겠구나.
해맑고, 세상이 그저 반짝이게 보이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잘못된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나는 못났다는 생각,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는 생각, 나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 생각에도 나쁜 습관이 생겨 버렸다.
이미 걸은 지 한창 된 길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다짜고짜 수풀을 헤쳐나가려다 삐죽한 나뭇가지에 긁혀 상처만 남았다. 역시 나는 안된다며 포기한다. 그러다 다시 시도. 다시 실패. 지친 싸움을 반복한다.
마음 가짐을 바로 잡는 일, 치아 교정처럼 정교하게 할 수 없을까?
1. 마음 가짐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자.
2. 초반에 오는 불편함을 견뎌내자.
3.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자. 적어도 2년?
4. 궁극적으론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마음에 정교한 교정기를 채워주고, 장기적으로 관리하자.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죽만 먹다가 밥을 씹게 된 것처럼, 마음도 적응을 하게 될 것이다. 천천히, 나는 바르고 가지런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2년 후 나는 예쁜 치아와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